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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줘서 고마워요”…개성만점 영화 제목에 절로 눈이 가요
입력 2013-12-24 14:39 
사진=포스터
[MBN스타 여수정 기자] 액션, 드라마, 느와르, 감성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등 영화의 장르가 다양해질수록 작품의 특색을 드러내는 개성만점 제목 역시 눈길을 끈다.

영화 ‘코알라 ‘잉투기 ‘시바, 인생을 던져 ‘한번도 안해본 여자 ‘롤러코스터 ‘스파이 ‘열한시 ‘캐치미는 많은 제목 순위 중 고심 끝에 선정된 이름이다. 제목에 한번, 내용과 묘하게 어울리는 느낌에 또 한번, 총 두 번의 매력발산으로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가장 먼저 개봉한 배우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 ‘롤러코스터의 원래 제목은 ‘인간과 태풍이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롤러코스터라는 기가 막힌 제목을 얻은 것이다. 하정우표 고공 코미디와 잘 어울리는 제목으로 시선 잡기에는 성공한 셈이다. ‘박하사탕 후 오랜만에 다시 만난 설경구 문소리 주연의 ‘스파이는 원래 ‘미스터K였다. 이명세 감독이 메가폰을 잡기로 했지만 하차했고 ‘해운대 조감독 출신 이승준이 연출을 맡아 ‘스파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됐다. 아내를 속이고 스파이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설경구의 듬직한 모습이 제목과 조화를 이룬다.

‘열한시는 AM 2:00, PM 11:00 등 다양한 이름과 대결을 벌인 끝에 그 시간에 주인공이 죽는다는 설정과 시간이 다가올수록 조여 오는 긴장을 제목에 표현하기 위해 ‘열한시로 정했다. 때문에 극적인 효과는 배가됐고 제목만 봐도 대충의 내용을 가늠할 수 있다. ‘캐치미 역시 로맨틱 멜로의 느낌이 가득한 ‘온리유 였지만 촬영이 진행되면서 유쾌함이 부각돼 제목을 바꿨다. 잡고 잡히는 주원 김아중의 관계가 제목에 고스란히 표현됐다.


‘꽐라 꽐라 코알라 발음의 유사로 ‘코알라라는 제목이 정해진 ‘코알라는 알코올 성분이 다량 함유된 유칼립투스 잎을 주식으로 하는 포유류인 코알라와 술이 떡이 되어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사람, 이를 즐기는 사람을 지칭하는 꽐라와 ‘술이라는 공통점 덕분에 흥미진진한 이름을 지었다. ‘코알라 못지않게 ‘잉투기 역시 참신하다. ‘잉여들의 격투기라는 뜻이 담긴 영화는 –ING + 투기 = 우리는 싸우고 있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실제 잉투기는 2011년 디시인사이드라는 인터넷 커뮤니티 격투갤러리로부터 시작된 아마추어 격투 대회의 이름이기도 하다. 영화의 내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피식 웃음까지 안긴다.

‘시바, 인생을 던져 ‘한번도 안해본 여자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으로 화제다. 어찌보면 비속어가 담긴 것처럼 보일 ‘시바, 인생을 던져는 고인이 된 이성규 감독의 유작이자 인도에서 만난 한국 남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극영화다. 인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시바는 시바에게 귀의합니다 라는 뜻의 옴나마 시바야에서 비롯됐다. 즉 시바는 힌도교의 창조와 파괴의 신이다.

마지막으로 ‘한번도 안해본 여자는 대놓고 청소년관람불가임을 알려주는 듯한 도발적인 제목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그러나 사실 ‘한번도 안해본 여자의 초기 제목은 ‘마블링이다. 이는 소고기의 마블링이 아닌 미술의 한 기법인 마블링이다.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우연의 효과를 살려 작품을 제작하는 기법을 일컫는다. 황우슬혜는 ‘마블링이라는 첫 제목을 듣고 소고기 마블링 같다고 했다. ‘한번도 안해본 여자가 제목으로 낫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개성만점 영화 제목에 대해 관객 어은혜 씨는 평범하고 자주 접하게 되는 영화제목은 끌림이 없지만 우스꽝스러운 제목이나 독특한 제목은 보자마자 기억에 남아 내용에 대한 궁금증도 높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보경 씨 역시 비슷한 장르라면 되도록 이름이 독특한 영화를 선택하는 것 같다. 독특해 기억에 쉽게 남아 영화를 관람할 때도 저절로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내용은 뻔하고 평범할지라도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기상천외한 제목으로 바꿔 그저 고마울 뿐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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