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시, 고시원 찜질방 전전하는 가정 임차보증금 지원
입력 2013-12-24 13:44 

# 서울 도봉구에 살고 있는 이모씨는 남편이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자녀 3명과 함께 모텔을 전전하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모텔비를 내며 살고 있지만 추위에 일이 끊기면 당장 길바닥에 내몰릴 상황이라 걱정이 많다.
# 자녀와 강남구 고시원을 떠돌고 있는 김모씨는 부인과 이혼 후 택시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고혈압 등 지병으로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있어 이 생활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른다.
서울시가 이처럼 자녀와 함께 고시원이나 찜질방 등에 살면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주거 불안정 가정에게 임차보증금을 지원한다.
24일 서울시는 이같은 '주거위기가정' 21가구에 대해 임차보증금 최대 5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8월부터 민간의 후원금을 받아 '주거위기가정 살리기 사업'을 시작했으며 지난 10월 14일~11월 8일 조사를 벌여 해당 가정 27가구를 찾아냈다.
거주실태별로는 모텔 6가구, 여관.여인숙 4가구, 고시원 13가구, 찜질방 1가구, 기타 3가구 등이다. 이들은 고시원을 포함해 대부분 보증금도 없이 2만원 정도의 이용료나 일비를 내면서 하루하루 거주를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지원 대상으로 확정된 21가구 가운데 11가구에는 대한주택보증이 후원한 임차보증금이 최대 500만원 지원되고, 나머지 10가구는 성탄절을 앞두고 지역사회 교회 10곳으로부터 최대 400만원씩 도움을 받게 된다. 이미 시의 지원을 받은 11가구는 이사를 마쳐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지원대상에서 빠진 6가구는 당사자들이 이주를 원치 않고 있거나 자세한 생활 실태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해 결과에 따라 추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주거위기가정 살리기 사업에는 기독교 단체 '소망을 찾는 이'를 비롯해, 후암동 교동협의회, 청화교회, 뉴시티교회, 서울광염교회, 남대문교회 등이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서울시는 상시 발굴체계로 주거위기 가정을 찾아냈고 제도적 한계로 지원이 어려운 부분은 민간단체인 교회의 협력을 끌어내 해결했다"며 "추위에 불안한 주거환경까지 더해져 고통스러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가정에 대한 민간의 도움과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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