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현대제철, 회사채 현금상환 `만지작`
입력 2013-12-24 10:58 

[본 기사는 12월 20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지난 10월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부를 합병한 현대제철이 내년 초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내년부터 대규모 시설투자가 예정돼 있어 투입해야 하는 돈은 많은데, 갚아줘야 하는 회사채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1월 20일과 24일 1000억원(현대제철93-1회)과 1500억원(현대제철84-2회)규모 회사채 만기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2월 6일 800억원(현대제철90-2회)가 돌아와 내년 1분기에만 3300억원어치 회사채가 만기 도래한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만기도 1분기에 집중돼 있다. 지난 2010년 발행한 ABS 만기 금액이 1월과 3월에만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에 달한다. 기업어음(CP) 만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회사채 발행기간이 20~25영업일인 것을 고려하면 이달 중순께에는 회사채 발행을 위한 준비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그러나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현대제철은 증권사들에게 회사채 발행 의사를 타진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 측은 여전히 회사채 차환발행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현대제철 회사채 신용등급이 'AA'급이라,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흥행 여부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부와 합병 이슈가 있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단계를 진행 중이다"라며 "회사채 차환 발행을 진행할지 현금으로 상환할 것인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부채비율이 135%에 달하는 등 전반적으로 차입금 부담은 높은 상황이지만 당장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대제철은 9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을 870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어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할 여력도 충분하다.
보유 현금은 넉넉한 편이지만 일각에서는 금융권이나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제철이 내년부터 1조원 가량 투자(특수강 공장)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고 최근 완공된 용광로(제3고로) 운전자금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올해에도 약 1조5000억 원을 시설 투자에 썼다. 투자금 조달을 위해 올해 현대제철은 1조 2000억 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다만 올해 말까지 주관사 선정 등 회사채 발행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연초 회사채 차환발행은 일정상 어려울 수 있다. 일부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회사채보다는 ABS나 CP 쪽을 통해 만기 연장을 시도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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