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대호‧추신수, 같은 ‘초대박’ 다른 ‘시각차’
입력 2013-12-23 19:30  | 수정 2013-12-23 23:25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하루 차로 초대박 FA 계약을 터뜨린 이대호(왼쪽)와 추신수.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이대호도 초대박 계약인데….”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린 동갑내기 이대호(31)와 추신수(31)의 초대형 계약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엇갈린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초대형 계약을 눈앞에 뒀다. 세부 계약 내용은 조율 중인 가운데 최대 3년간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해 총 14억5000만엔(약 148억원)을 보장 받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의 공식 발표는 24일이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이후 꾸준한 성적을 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2012년 타율 2할8푼6리 24홈런 91타점, 2013년 타율 3할3리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을 유지하며 타율을 끌어올렸다.
이대호의 몸값은 일본 내에서 치솟기 충분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 영입에 반색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표현까지 아끼지 않으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대호도 오릭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우승을 위해 소프트뱅크행을 기정 사실화 했다.
공교롭게 전날(22일)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가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추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379억3000만원)의 FA 초대박 계약을 했다. 추신수는 한국인 최초로 1억 달러 돌파를 기록했다. 또 메이저리그 역대 27위, 타자 역대 20위, 외야수 역대 6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의 계약에 성공했다.
이대호의 몸값과는 단위가 다르다. 메이저리그와의 계약 규모 자체가 비교 불가다. 그런데도 이대호의 계약을 놓고 추신수의 몸값이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대호와 추신수가 절친한 사이의 동갑내기 친구이기 때문에 둘에 대한 관심은 더 뜨겁다.

분명한 것은 이대호도 추신수 못지 않은 대박이라는 점이다. 이대호가 보장받은 2014년 4억엔, 2015년 5억엔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초대형급이다. 특A급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톱 클래스의 몸값이다.
일본에서 올 시즌 4억엔 이상 받은 선수는 4명에 불과했다. 포수 아베 신노스케(5억7000만엔), 투수 스기우치 도시야(5억엔), 투수 우쓰미 데쓰야(4억엔, 이상 요미우리),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4억엔, 라쿠텐) 등이 전부였다. 올해 기준으로 본다면 포수를 제외한 야수로는 4억엔을 넘긴 선수는 이대호가 유일하다. 엄청난 규모다.
그런데도 이대호에게 아쉬움이 남는 것은 메이저리그에 대한 도전이다. 이대호는 한국을 거쳐 일본에 진출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행을 타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일본 잔류였다. 단적으로 계약 규모의 차이도 크지만, 빅리그를 향한 도전을 잠정적으로 접은 것이 석연찮다.
이대호의 계약 조건을 보면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완전히 접지는 않았다. 계약 3년째는 옵션으로 열어뒀다. 정확하게는 2+1년 계약이다. 그러나 2년 뒤 이대호의 우리나이는 서른다섯. 빅리그 도전을 하기에는 다소 늦은 나이다. 사실상 적기를 놓친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꿈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있을 수 있다.
이대호의 일본 잔류 이후 초대형 계약 뒤에 배어있는 짙은 아쉬운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는 수치적 액수의 차이가 아니다. 추신수, 류현진(LA 다저스)과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쏘아올리는 이대호의 모습을 보고 싶은 팬들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