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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이대호, 우승 꿈꾸러 소뱅 간다
입력 2013-12-23 16:57  | 수정 2013-12-23 18:33
이대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다. 그러나 프로 입문 이래 그게 유일한 우승이었다. 한일 프로 무대에서는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빅보이 이대호(31)의 새 둥지는 예상대로 소프트뱅크 호크스였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와 대형 계약을 했다. 2+1년으로 최대 3년간 총 19억엔(약 194억원)이다. 오릭스가 제시한 2년 총 연봉 8억엔(약 81억6000만원)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대우다.
이대호는 실리를 두둑이 챙겼다. 그렇지만 단순히 돈만 쫓은 건 아니다. 소프트뱅크행의 배경에는 우승이라는 명분도 깔려있다. 이대호가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한 건 그토록 목말랐던 우승을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이대호는 2000년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정근우(한화 이글스) 등과 함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일군 뒤 이듬해 프로에 입문했다.
2004년부터 롯데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한 그는 2008년 가을야구의 꿈도 이뤘다. 그렇지만 포스트시즌 초대장만 받았을 뿐, 정상까지 오르진 못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이대호의 롯데는 한국시리즈 문턱도 밟지 못했다.
일본 진출 이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릭스는 퍼시픽리그의 최약체였다. 2012년 57승 10무 77패로 퍼시픽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리그 1위 닛폰햄 파이터스와는 17.5경기차였다.
올해도 순위가 5위로 1계단 올랐을 뿐, 클라이막스 시리즈에는 나가지 못했다. 리그 1위 라쿠텐 골든 이글스와는 15경기차로 여전히 간극은 컸다.
오릭스는 1996년 일본시리즈 우승 이후 17년 동안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대호가 제 아무리 잘 한다 해도 팀이 받쳐주지 못했다. 현재 전력도 다른 구단에 뒤처지는 데다 향후 전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기에도 힘들다.

그래서 이적을 결심한 이대호는 1순위로 우승권 전력을 꼽았다. 평소 우승에 대한 갈망이 컸던 이대호는 우승할 수 있는 팀을 원했다. 그게 소프트뱅크로 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런 면에서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의 꿈을 이룰 최적의 ‘터전이다. 통산 일본시리즈 5회 우승을 차지했는데 퍼시픽리그의 강자로 꼽히고 있다. 2010년과 2011년 퍼시픽리그 우승을 했다. 지난해에도 리그 3위를 기록해 클라이막스 파이널 스테이지까지 진출했다.
올해 4위로 미끄러지면서 B클래스로 추락했지만 언제든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게다가 소프트뱅크는 정상 탈환을 목표로 스토브리그에서 이대호를 비롯해 투수 나카타 겐이치와 포수 쓰루오카 신야를 영입하며 전력을 크게 강화했다. 당장 내년 우승 후보로 전망되고 있다. 이대호의 오랜 꿈을 실현시켜주기에 충분하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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