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국 노동자들 잃어버린 10년에 빠져있다"
입력 2013-12-23 15:53 

최근 영국 경제가 개선되는 가운데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영국 노동시장이 잃어버린 10년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장 교수는 22일 영국 가디언 기고문에서 "최근 영국 경제가 개선되고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위기 상태"라며 "명목임금 인상이 물가 인상에 따르지 못하는 생활비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2018년까지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 노동자들은 금융위기 이후 잃어버린 10년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또 "실업률이 7.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수용하고 있다"며 "경제정책을 바꾸면 더 낮출 수 있는데도 완전고용은 어차피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만연하게 퍼져있다"고 말했다. 높은 실업률은 우리의 삶을 담보로 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교수는 최근 영국이 높은 직업 불안정성과 노동 스트레스 등으로 새로운 일자리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영국이 자유시장 이념에 따라 소비에 치중하면서 노동을 수단으로 취급한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영국인들은 자신을 노동자보다 소비자로 여기게 되고 정부는 소득을 높이는 데만 집중하다보니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노동 인구가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직장에서 보내는 만큼 우리의 삶을 판단할 때 일의 중요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일자리 안정성 등 직업의 질에 신경쓸 때가 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장 교수는 "전반적인 삶의 위기를 다룰 때 행복한 삶에 대한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소비가 삶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소득을 넘어서 일자리의 질을 행복의 잣대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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