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18일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산하 분쟁해결기구(DSB)회의에서 한국 측이 요구한 분쟁패널 설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가입에 관심을 보이자 미국이 이를 계기로 가하고 있는 양국 간 기존 통상 이슈에 대한 압박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 측은 당초 한국산 가정용 세탁기의 반덤핑.상계 관세 부과와 관련해 분쟁패널 설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이 이의를 제기한 반덤핑 조사방식이 WTO 규정에 부합하고 일부 논쟁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조치에 관한 것이라면서 분쟁해결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당사자간 합의에 실패한 이후 재판 절차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분쟁패널 설치 문제로 또다시 충돌해 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올해 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정부 보조금을 받고 세탁기 덤핑을 시행했다는 혐의를 인정해 반덤핑.상계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한국 정부는 이 결정에 반박해 지난 8월 WTO에 사안을 제소했다. ITC의 한국견제는 가전제품 외에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지난 8월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반덤핑.상계 관세 예비판정을 내렸고 지난달에는 한국산 전기강판의 덤핑으로 미국 업계가 피해를 입었다는 결론을 내놓기도 했다.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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