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저평가된 유럽 알짜기업에 주목하라"
입력 2013-12-23 10:14 

[본 기사는 12월 19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저평가된 유럽 중견기업에 주목해야 합니다."
되르테 회프너(Dorte Hoppner) 유럽벤처캐피탈협회(EVCA) 사무총장(대표)은 18일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유럽은 여전히 안정적인 정치기반을 바탕으로 공정한 경쟁과 혁신이 가능한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 구역으로 영국, 독일, 북유럽 국가 등을 중심으로 유럽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프너 사무총장은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유럽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경제 위기를 겪는 동안에도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4개국에 있는 중소·중견 기업들은 일자리를 20만개나 새로 창출할 정도로 성장했고 중견기업 96%가량이 살아남았다"며 "이들 기업은 수익창출과 성장에 집중하고 있어 연기금이나 보험회사 등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하는 기관투자가, 사모펀드(PE·Private Equity)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주목해야할 업종으로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을 꼽았다. 회프너 대표는 "유럽 VC와 PE는 핀란드 헬싱키, 베를린, 런던 등에 기술력 있는 기업이나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업종 투자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생명공학 분야도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VCA는 유럽 스타트업 기업 투자를 주로 하는 작은 벤처캐피탈(VC)부터 경영권 인수를 주로 하는 대형 사모펀드(PE)까지 유럽 주요 VC와 PE 650여곳을 대표하고 있다. EVCA는 처음으로 지난 주 한국을 방문해 세미나를 열고 한국의 기관투자가 등에 유럽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EVCA가 한국에서 공식 행사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한국의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를 비롯해 한국 투자가를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되르테 회프너는 "유럽 PE 시장은 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처럼 성장하는 단계가 아닌 성숙단계로 유럽 중에서도 영국, 프랑스, 독일, 북유럽 지역이 PE 산업이 가장 발달해 있다"며 "PE 시장 규모는 자본운용 기준으로 5340억유로(약 773조원) 이상되며 매년 PE들의 평균 투자 규모는 유럽 GDP의 0.35% 가량 차지한다"고 밝혔다.
유럽의 VC, PE 시장은 외관상 위축되는 모습이다. EVCA에 따르면 지난해 VC나 PE가 유럽 회사에 투자한 규모는 약 365억유로(약 53조원)로 전년보다 19%나 줄었다. 이들의 지난해 펀드레이징 규모도 전년보다 43% 줄어 236억유로(약 34조원)였다.
회프너 사무총장은 "유럽 경제위기로 지난해까지 PE·VC 시장이 영향 받았지만 지난 3분기까지 유럽 PE·VC가 펀드레이징한 규모가 지난해 전체 규모의 39% 이상을 넘기는 등 최근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며 "PE·VC들의 투자 역시 활발해지고 있어 지난해 전체 투자 규모의 84%가량이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이뤄졌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PE 시장은 규모가 커지면서 소수 지분 투자 위주로 해오던 PE들이 경영권을 인수하는 형태인 바이아웃 위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유럽 시장은 어떨까.
회프너 대표는 "유럽 역시 바이아웃이 증가하고 있지만 PE 시장이 성숙단계로 진입하면서 PE가 다양한 전략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생겼다"며 "세컨더리펀드나 펀드오브펀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