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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야구생각] 추신수의 텍사스행이 아쉬운 이유
입력 2013-12-23 09:39  | 수정 2013-12-23 09:56
추신수(32)의 선택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텍사스 레인저스였다. 7년간 1억3000만 달러의 초특급대우다. 텍사스는 2010년~2011년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며, 올해도 지구 2위에 오르는 등 근래 들어 강팀으로 부상한 구단이다.
특히 내년엔 탄탄한 선발진에 프린스 필더와 추신수를 영입해 타선도 더욱 세졌다. 이 때문에 내년 시즌은 1961년 팀 창단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에 가장 근접한 해로 평가 받고 있다.

추신수로선 최상의 선택임에 틀림없다. 추신수가 텍사스를 고른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이해된다. 우선 실리적인 부분으로 텍사스에 주세가 없다는 점이다. 텍사스와 계약한 1억3000만 달러는 다른 구단의 1억4000만 달러 이상의 가치라고 한다. 또 하나는 추신수의 개인적 성향이다. 복잡한 대도시 보다는 여유로운 중소도시를 선호하는 추신수와 가족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팀 전력인데 이 부분은 앞에서 언급했다.
추신수 입장에선 장기간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팀을 골랐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건 필자만의 생각일까. 추신수는 텍사스에 앞서 뉴욕 양키스로부터 7년 1억4000만 달러에 입단제의를 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양키스는 야구 뿐 아니라 미국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고의 명문구단이다. 총 27회의 월드시리즈 우승 경력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실력이나 인기면에서 다른 구단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3년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 가치에 따르면 양키스는 23억 달러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8위에 랭크된 텍사스의 7억6000만 달러의 3배가 넘는다.

양키스 타선은 촘촘하다. 추신수와 스타일이 비슷한 제이코비 엘스버리를 비롯해 카를로스 벨트란, 브랫 가드너, 버논 웰스, 스즈키 이치로 등 외야 라인도 넘쳐난다. 제 아무리 거액을 주고 영입한 추신수라 해도 주전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또 시즌 내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압박감도 대단할 것이다. 팀 분위기 역시 양키스는 매우 엄격하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하다.
추신수로선 이런 팀내 역학구도를 깊이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양키스의 타선이나 선수층이 텍사스의 그것보다 훨씬 견고하단 뜻이기도 하다.
추신수는 한인이 너무 많은 대도시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뉴욕의 많은 교포들은 추신수가 양키스에 입단하기를 학수고대했다. 이들 교포들은 미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최고 인기구단에서 추신수가 휘젓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물론 텍사스에도 한인 교포들이 많이 있지만 뉴욕과는 비교가 안 된다. 더군다나 양키스의 경기는 미국 전역의 관심을 받는다. 우리로 따지면 지방구단에 불과한 텍사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추신수가 그야말로 미국 전국구 스타로 뜰 수 있었던 기회였던 셈이다..
물론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 지 지금으로선 아무도 모른다. 텍사스로 간 것이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추신수가 뉴욕 양키스 대신 텍사스 레인저스를 선택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운 것은 왜일까. 미국 동서부의 양대 명문구단인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말이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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