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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기막힌 텍사스행, ‘천적’도 피했다
입력 2013-12-22 11:54 
추신수는 올해 텍사스 투수를 상대로 타율 1할8푼8리를 기록했다. 최근 텍사스전에서 널뛰기가 심했는데, 껄끄러운 텍사스를 더 이상 상대하지 않는 건 추신수에게 분명 나쁠 게 없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행을 택한 추신수(31), 그 결정은 일단 나쁘지 않아 보인다. 뚜껑을 열고 향후 7년간 성적이 대변해주겠지만 실리와 명분을 모두 거머쥐었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텍사스를 골랐고, 가족이 거주하는 애리조나와도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뉴욕과 달리 주(州) 세금도 내지 않아, 실질적으로 수령하는 금액도 더 많다.
하지만 이런 환경적인 요인을 떠나서 추신수, 개인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더 없이 좋은 선택이었다.
아메리칸리그에도 내셔널리그 못지않게 뛰어난 투수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추신수는 맥스 슈어저, 저스틴 벌랜더(이상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 제이크 피비(보스턴 레드삭스) 등을 상대로 꽤나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을 괴롭혔던 ‘천적도 피했다. 그 천적이 가득한 곳이 텍사스였다. 동료가 됐으니 누군가 떠나기 전까지 최대한 천적을 만나지 않게 됐다.
추신수는 올해 텍사스전에 홈런 1개(1타점)를 때렸지만 그리 강하지 않았다. 텍사스 투수 10명을 상대했는데 16타수 3안타 4볼넷 4삼진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이 1할8푼8리로 시즌 타율 2할8푼5리보다 1할 가까이 낮았다.
추신수의 아메리칸리그 팀 성적 가운데 저조한 편에 속한다. 아메리칸리그 팀 투수 가운데 타율 0할을 기록한 건 뉴욕 양키스(1타수 무안타)와 볼티모어 오리올스(7타수 무안타)다. 그 다음이 텍사스전이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4할6푼7리), 디트로이트, LA 앤젤스, 시애틀 매리너스(이상 3할3푼3리)와 비교하면, 텍사스의 투수를 잘 공략하지 못했던 추신수다.
물론 잘 쳤던 시즌이 더 많았다. 2010년에는 텍사스를 상대로 타율 7할(10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이라는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해에도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도 3할1푼3리-5할-2할9푼4리로 텍사스에 강했다.

그러나 올해를 비롯해 2011년(1할5푼4리), 2009년(1할7푼2리)에는 1할대 타율이었다. 널뛰기가 다소 심했다.
잘 칠 때도 있지만 못 칠 때도 있었다. 대형 계약을 한 추신수는 그에 걸맞은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나름 껄끄러운 텍사스 품으로 가면서 그 천적을 피할 수 있었다는 건 분명 ‘이득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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