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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싫은 텍사스, ‘가을(秋) 신수’는 완벽 퍼즐
입력 2013-12-22 09:38 
추신수는 9월 들어 펄펄 난다. 9월만 되면 힘이 쭉 빠진 텍사스와는 대조적이다. 그렇기에 더욱 둘의 만남은 흥미롭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는 해마다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힌다. 2010년과 2011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우승을 한 뒤 더욱 강력한 후보였는데 지난해와 올해에도 가을무대에서 제대로 힘도 쓰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정된 포스트시즌 진출이 없었던 탓이다. 정규시즌의 뒷심 부족 탓이 컸다. 텍사스는 2년 연속 마무리가 좋지 않으면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지난해에는 오클랜드와 마지막 3연전을 모두 내주며 믿기지 않는 역전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3연전 가운데 1경기만 잡아도 지구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지만 텍사스는 그 1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특히, 2012년 10월 3일(이하 현지시간) 마지막 경기에서 5-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회 대거 6실점하며 뼈아픈 역전패를 했다. 라이언 뎀스터와 데렉 홀랜드를 잇달아 투입했음에도 오클랜드에게 당했다.
9월 이후 승률은 15승 16패로 5할이 안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려난 텍사스는 ‘돌풍의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1-5로 지고 쓸쓸히 퇴장했다.
9월 악몽은 올해도 계속됐다. 텍사스는 올해도 또 오클랜드의 막판 스퍼트에 밀렸다. 오클랜드가 9월 19승 8패로 엄청난 페이스를 자랑했지만, 텍사스가 못한 게 더 컸다. 8월까지만 해도 텍사스는 79승 56패로 오클랜드(77승 58패)에 2경기차로 앞섰다.
그러나 텍사스의 9월 성적은 12승 16패로 추락했다. 9월 1일부터 16일까지 14경기를 했는데, 고작 2승만 거뒀다. 7연패도 있었다. 텍사스가 막바지 7연승으로 고삐를 당겼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텍사스는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탬파베이 레이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1경기차로 뒤져 가을야구를 아예 경험조차 못했다.
한 해 농사를 잘 하다가 2년 연속 9월에 망친 텍사스였다. 번번이 고비를 넘기지 못한 그들에게 추신수는 완벽한 퍼즐이다.

‘가을 추(秋)라서 그럴까. 추신수는 8월 주춤하다가 9월이 되면 펄펄 날았다. 가을사나이가 따로 없다. 추신수는 그동안 더위가 수그러들면 ‘괴력을 발휘했다.
추신수의 올해 9월 성적표는 타율 3할9리 25안타 4홈런 12타점 17득점 24볼넷이었다. 개인 시즌 월간 볼넷-타점-도루 1위, 홈런 2위다. 출루율도 4할7푼7리로 출루 머신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4월과 같았다. 특히, 탈삼진이 14개로 가장 적었다. 그만큼 뛰어난 선구안과 집중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추신수가 가을에 강하다는 건 올해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2012년에도, 2010년에도 추신수는 9월이 반가웠다. 지난해 9월 이후 성적은 타율 3할1리였다. 안타는 34개를 때렸으며 15타점을 올렸다.
부상으로 일찍이 시즌을 접은 2011년은 건너뛰고, 2010년에도 추신수의 9월 이후 타율을 3할4푼에 이르렀다. 7홈런 27타점에다 도루도 7개나 훔쳤다.
그동안 9월이 싫은 텍사스였다. 하지만 9월 사나이 추신수의 가세는 텍사스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천군만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꾸는 텍사스나 추신수나, 천생연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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