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군포로 아버지 유해 들고 월북 시도…왜?
입력 2013-12-20 20:00  | 수정 2013-12-20 21:52
【 앵커멘트 】
한 탈북 여성이 국군포로 아버지의 유해를 들고 월북하려다 배 안에서 체포됐습니다.
아버지의 유해도 그리고 본인도 어렵게 한국으로 왔는데 왜 그랬을까요?
주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6·25 전쟁 당시 국군 포로가 60여 년 만에 지난 10월 유골로 돌아왔습니다.

당시 탈북 여성 손명화 씨가 국군포로였던 아버지 유해를 맞이하는 장면입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손 씨는 아버지 유골을 들고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어제 붙잡혔습니다.

손 씨는 우리 정부의 무성의한 대응에 화가 났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부친이 지난 84년 북에서 사망했지만 국방부가 사망 날짜를 전쟁 당시인 1951년으로 처리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62년생인 손 씨는 아버지 호적에도 들어갈 수 없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손명화 / 유골로 돌아온 국군포로의 딸
- "아버지 제적에 손명화가 올라가야 하지 않습니까? 손명화가 올라가려면 아버지가 51년도에 전사됐다고 하면…(안 됩니다)"

손 씨는 이로 인해 국군포로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북에 있는 형제가 보위부에 끌려갔다는 소식에 밀입북을 시도했습니다.

▶ 인터뷰 : 손명화 / 유골로 돌아온 국군포로의 딸
- "(유해를 가져와서) 오빠하고 동생하고 보위부에 잡혀서 숙청될 직전이에요. 내가 돈을 뿌리고 아버지 유해를 가져왔으니까. 내가 대신 벌을 받겠다."

국방부는 원칙대로 처리했을 뿐, 손 씨만 예외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정부의 행정편의적 발상이 국군포로 가족들에게 두 번 상처를 주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박선영 / 물망초 재단 이사장
- "(이 문제가) 왜 발생했고, 그들이 북한에서 어떻게 살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식한다면 쉽게 풀릴 문제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뒤늦게 국군포로 가족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

영상취재: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