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朴 "창조금융 위해 규제 대폭 풀겠다"
입력 2013-12-20 15:52  | 수정 2013-12-20 16:18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주요 금융인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금융인들과 만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주문했다. <김재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창조적 금융산업을 위해 꼭 필요한 규제만 남겨놓고 네거티브 방식으로 모든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금융계 최고경영자(CEO)와 학계 금융전문가 등 34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우리 금융산업을 창조적 금융, 신뢰 받는 금융, 글로벌 금융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금융인들과 함께 모인 자리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금융산업에 대한 생각을 처음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금융인들과 만남을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몸이 건강하고 튼튼하려면 무엇보다도 순환이 잘 되어야 하는데 경제 혈맥인 금융을 책임진 금융인들이 어려운 살림살이를 풀어주고 재기할 수 있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그간 (정부는)실물경제 조력자로서 금융 역할을 강화하고 금융의 기본 책무를 재정립하는 데 힘을 기울여 왔다"며 "이제는 금융산업 경쟁력을 세계와 견줄 수 있도록 끌어올려 경제 성장을 주도적으로 견인하도록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금융산업 새 지향점으로 '창조적 금융'을 내세우며 "금융의 창의성을 구현하는 첫 단추는 금융에 대한 규제 완화"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 금융도 이제 눈을 돌려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그간 국제금융 중심지에 진출해 선진 금융 기법을 배우는 데 치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으로 사업 기회를 넓혀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동양그룹 사태를 염두에 둔 듯 "취약한 기업이 무리한 투자를 하거나 자구 노력을 소홀히 해 국민들이 손실을 입는 데 대해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으로는 결코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금융계 관심을 모았던 금융소비자보호원 독립 설치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박 대통령은 "더 이상 금융권에서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더 나은 삶의 안내자가 되는 게 (금융이)신뢰를 되돌려 받는 길"이라며 "이런 점에서 저는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 설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금융회사 스스로도 시장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부실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일단 부실화가 되면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통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행사에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금융업 부가기치 비중을 현재 7%에서 10%로 끌어올리겠다는 '금융비전 10-10 밸류업' 전략을 구체화시켜 나가겠다고 보고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금융업 현황 문제점을 짚어보고 △패러다임 변화에 맞는 금융 △신시장을 창출하는 금융 등 크게 두 가지 주제를 놓고 논의했다. 창조금융 활성화 방안, 효율적인 해외 진출 방안 등을 놓고 구체적인 방법론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성장 한계에 부딪힌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금융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 청와대 금융인 간담회 주요 참석자
◇은행=김용환 수출입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NH농협지주 회장, 조준희 IBK기업은행장, 하영구 씨티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보험=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증권ㆍ자산운용ㆍ캐피털=원종석 신영증권 대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사장,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
◇협회ㆍ공기업=김규복 생보협회장, 김기환 서울파이낸셜포럼 회장,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홍영만 자산관리공사 사장
[박용범 기자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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