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직장人직장忍] 연말 선물값으로 연말 보너스는 BYE
입력 2013-12-20 10:16  | 수정 2014-03-18 19:15

직장인들은 한해를 정리하는 12월에는 작은 선물에 감사의 마음을 담기도 한다. 그런데 동료들과 상사, 가족까지 챙기다보니 소소한 선물값이 모여 큰 부담이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 적당한 선물은 '센스'의 상징?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연말을 회상하며 "올해는 상사와 동료들의 선물을 꼭 챙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곧 다가오는 설날에 챙기자'며 연말을 넘겼지만 상사의 선물을 챙긴 동료 B씨와 비교돼 민망했다는 것이다.
B씨는 상사들의 성격에 맞는 책을 한 권씩 선물에 '센스 있는 직원'이라고 칭찬을 받았지만 A씨는 아무것도 없냐는 상사들의 농담 섞인 질타를 받았다. A씨는 "상사들이 선물을 주지 않았다고 혼을 낸 것은 아니지만 너무 무안했다"며 "올해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 가족 선물값에 연말 성과급 Bye
두 아이의 아버지인 C씨도 고민이 많다. 직장 상사는 물론이고 양가 부모님과 아내, 자녀들의 선물을 고르려니 골치가 아프다.

크리스마스 선물 겸 연말 선물로 양가 부모님께는 용돈을 드렸고 아내에게는 고가의 가방을 선물할 계획이다. 그리고 중학생인 두 딸을 위한 선물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테블릿PC를 사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100만원이 넘는 기기를 2대를 선뜻 구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C씨는 "회사 상황이 어려워 연말 성과급이 넉넉하게 나오지 않은 탓에 가족 선물 사면 남는 것이 없다"며 "우스갯소리지만 내 선물은 현금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C씨와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이 가장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현금이었다. 남성은 43.8%가, 여성은 32.4%가 이같이 대답했다.
한편, 크리스마스 선물로 지출하는 금액은 평균 10만900원에 달해 직장인들의 선물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 선물말고 정(情)을 주고 받아야…
선물 대신 다른 방법으로 연말을 기념하는 경우도 있다.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서로 부담스럽다며 정을 나누는 다른 방안을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D씨는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제작한 IT회사에서 근무한다. 이 회사는 최근 연말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사내에서 '매니토(manito)' 행사를 진행했다. 매니토는 제비뽑기를 통해 지정된 인물의 수호천사가 돼 멀리서 보살펴주는 이벤트다.
D씨는 "처음에는 모두 어색해했지만 동료 책상에 캔 커피 하나를 갖다 놓으면서 그간 고마웠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다"며 "비싼 선물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의미 있는 연말 행사를 치렀다"고 전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E씨도 "평소 까칠했던 상사가 매니토가 공개됐을 때 고맙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친근감을 느끼기도 했다"며 "선물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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