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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전향' 강지광, '기왕이면 홈런타자가 제격'
입력 2013-12-19 17:51 
강지광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표권향 기자] 2013년은 강지광(23)에게 누구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했으며 지난달 22일에는 2차 드래프트로 LG 트윈스에서 넥센 히어로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심적으로 복잡했지만, 곧바로 마음을 잡고 자신의 인생조각을 맞춰나가고 있다.
강지광은 19일 오전 9시부터 목동구장 내 웨이트장에서 개인훈련에 매진했다. 팀을 옮긴지 이제 한 달째이지만, 강지광은 넥센 분위기에 완전히 흡수돼 밝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밝았던 것은 아니다. 2차 드래프트로 넥센에 둥지를 튼 첫 날은 낯설었다. 이전 유니폼과 달라 체험 현장에 나온 것 같았다는 강지광은 소식을 접했을 때 당황했고 실감이 나지 않았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강지광이 새 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데에는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넥센에는 LG 출신 선배들이 많다. (박)병호형, (서)동욱이형, (서)건창이형 등이 나를 반겨줬다. 모두 열심히 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전했다.
팀 색깔도 강지광에게 잘 맞았다. 강지광은 선수가 먼저인, 선수 위주의 시스템이 좋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훈련하는 모습에 새로이 각오를 다졌다”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2010년 공익 근무요원으로 입대하기 전까지 강지광은 투수였다. 하지만 두 번의 오른 팔꿈치 수술로 인해 지난 2년은 지옥과도 같았다고 한다. 강지광은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찾아오더라도 그 시기만큼 힘든 적은 없을 것”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결국 강지광은 구단에 타자로 전향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당시 LG 코치였던 염경엽 넥센 감독이 말렸다. 미래가 촉망되는 투수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강지광은 야수가 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공익 근무요원 2년 차에 김기태 LG 감독에게 허락을 받아 차근차근 준비하기 시작했다.
기대 이상으로 강지광은 기술력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LG 2군에서 진행된 청백전에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를 기록한 강지광은 65타수 15안타 중 2루타 6개, 3루타 2개, 홈런 1개로 장타를 때려내는 선수로 인식을 박았다. 덕분에 장타자 유망주로 떠오르며 선수들 사이에서 ‘제 2의 박병호로 불렸다. 또한 발까지 빨라 센스있는 주루 플레이로 상대팀을 뒤흔들었다. 한 LG 투수는 (이)대형이만큼 발이 빠르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넥센은 지난 3일 (왼쪽부터) 이상민, 강지광, 윤영삼의 환영식을 가졌다. 사진=MK스포츠 DB
타자가 된 것이 큰 재산”이라고 말한 강지광은 올해 3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야수로서 기술보다는 경험이 많이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기는 없었다. 강지광은 "투수에서 야수로 바꾼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지금이 너무 즐겁기 때문에 모두 극복할 수 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야수가 되니 혼자 싸워야 하는 투수일 때에 비해 덜 외롭다고 한다. 강지광은 행복하고 즐겁다.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소리 지르며 슬라이딩하고 뛰는 것이 좋다. 이런 마음에 야구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기초 체력단련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 중인 강지광은 몸무게를 10kg 찌웠다. 강지광은 밸런스와 근력 운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힘을 키워 장타를 많이 때리고 싶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강지광은 며칠 전 내가 30개 홈런을 친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걸 보고 이왕 치는 거 40개를 쳐 보자라는 생각도 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강지광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것 같다. 이 마음 그대로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라며 다짐했다.
‘기회의 구단이라고 불리는 넥센으로의 이적은 강지광에게 새로운 야구인생을 열어주었다. 2013 프로야구 가이드북에는 강지광의 포지션이 내야수로 적혀있다. 하지만 강지광은 내년 외야수로서 그라운드에 나설 예정이다. 투수로서의 강한 어깨와 파워를 겸비한 타격으로 타선의 무게감을 싣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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