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LIG손보 매각주관사에 골드만삭스 선정
입력 2013-12-19 17:26  | 수정 2013-12-19 19:30
보험업계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LIG손해보험 매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LIG그룹이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최대한 빨리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힘에 따라 인수 후보군으로 분류됐던 업체들도 자체 검토를 서두르고 있다.
LIG그룹은 LIG손보 매각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LIG그룹은 지난달 구자원 회장과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LIG손보 지분(20.96%) 전량과 경영권을 팔겠다고 발표하고 매각을 추진해 왔다. LIG건설 기업어음(CP) 발행사건 피해 고객들에게 보상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매각이다.
LIG그룹은 매각주관사와 협의 과정을 거쳐 최대한 빨리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인수ㆍ합병(M&A) 업계에서는 보통 주관사 선정 후 이르면 한두 달 내 예비입찰이 진행된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1월 말 LIG손보에 대한 예비입찰이 진행되고 2~3월께 본입찰이 시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년 3월쯤에는 LIG손보가 누구 품에 안길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LIG손보 매각가는 시장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50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매각 기대감으로 주가가 계속 오르면 가격은 6000억원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롯데그룹 메리츠금융 동양생명 등이 거론된다. 롯데그룹은 그룹 M&A를 총괄해온 국제실에서 LIG손보를 들여다보며 득실을 따지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우리파이낸셜에 관심을 보이다가 LIG손보로 눈을 돌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자금 마련 등에 대한 검토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최근 "LIG손보 인수에 관심을 갖고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인수에 성공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쪽에서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한 바 있는 IMM PE와 H&Q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앤컴퍼니와 MBK도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기존에 손보사를 거느린 기업이 LIG손보를 손에 넣으면 업계 판도는 크게 바뀔 수 있다. 올해 6월 말 원수보험료(매출) 기준 LIG손보 시장점유율은 13.7%로 4위 수준이다.
이는 1위인 삼성화재(26.3%)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2위 현대해상(16.1%)이나 3위 동부화재(15.3%)와는 엇비슷한 수치다. 지난 4~10월 LIG손보 실적도 매출ㆍ영업이익ㆍ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면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인수 후보군 중 메리츠금융은 이미 손보사인 메리츠화재를, 롯데그룹은 롯데손보를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와 롯데손보 시장점유율은 각각 7.5%, 3%다. 두 회사 모두 LIG손보를 인수하면 산술적으로 시장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인수 검토 기업 중에는 가격 외에도 △지급여력비율(RBC)을 맞추기 위한 추가 자금 소요 △강성 노조 △범LG계열 기업의 보험 물량 유지 여부 등을 변수로 꼽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LIG손보를 인수함으로써 RBC가 떨어지게 되는 일부 회사는 이를 높이기 위해 추가로 자금 수천억 원이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인수 후보군 사이에서는 안정적 경영권 유지를 위해 LIG그룹 오너 일가가 매각하기로 한 지분(20.96%) 외에 추가로 지분을 확보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규식 기자 / 이유섭 기자 /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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