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살펴보니
입력 2013-12-19 17:15  | 수정 2013-12-19 19:28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와 아베노믹스 등 굵직한 이슈가 많았던 올해 글로벌 자산시장의 승자는 일본ㆍ미국 주식과 대체에너지 관련주 투자자였다.
반면 금ㆍ은 등 귀금속에 투자하거나 신흥국 주식, 미국 장기국채에 베팅한 투자자는 대부분 원금 손실이라는 초라한 투자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다양한 글로벌 자산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이 선택한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역시 기초자산에 따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글로벌 증시에 상장된 ETF 가운데 단연 좋은 성과를 보인 것은 일본 주식형 ETF로 이들 ETF는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닛케이지수가 오르고 엔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해 닛케이지수를 사고, 엔화를 파는 전략을 구사했다. 예상대로 닛케이지수는 연초에 비해 50% 상승했고 엔화는 달러화 대비 약 17% 약세를 보이자 일본 주식형 ETF도 지수와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엔화에 대한 환헤지를 하지 않은 ETF들의 수익률은 20% 안팎으로 떨어졌다. 도쿄증시에 상장된 심플렉스자스닥톱20 ETF는 288% 수익을 내기도 했다.

미국 주식형 ETF 역시 돋보이는 성과를 자랑했다. 미국의 경기 회복과 기업 수익 개선은 물론이고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한 덕을 톡톡히 봤다. 북미 주식은 올해 2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체에너지 관련 주식 ETF도 좋은 성적을 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천명하면서 대체에너지 관련 주식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테슬라 등 넓은 의미의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급등하면서 대체에너지 ETF도 40~110%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에 상장된 ETF 가운데 눈에 띄는 에너지 관련 ETF는 없었지만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1[주식]A' '우리퓨쳐에너지증권투자신탁1[주식]ClassA1' 등 북미 에너지 기업에 집중 투자한 펀드들이 50%가 넘는 수익을 냈다.
반대로 가장 큰 손실을 입은 자산은 귀금속이었다.
금선물 가격은 2012년 10월 온스당 1795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익률 하위 50개 ETF 가운데 귀금속 관련 ETF가 36개를 차지할 정도다.
신흥국 자산 투자자들 역시 울상을 지었다.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했고, 원자재 가격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장기국채 투자자 역시 손실을 입었다. 양적완화 축소가 임박하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관련 ETF 수익률도 낮아졌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도 마찬가지였다. 선진국 증시에 투자한 ETF는 웃었고, 귀금속에 투자한 ETF는 울었다.
1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투자한 '미래에셋TIGER S&P500선물상장지수'와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상장지수'는 연초 이후 각각 30.2%와 30.01%의 수익을 올렸다. 일본 증시에 투자한 '삼성KODEX JAPAN 상장지수'도 19.46%의 수익률을 냈다.
반면 귀금속에 투자한 '삼성KODEX은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와 '미래에셋TIGER금은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는 연초 이후 각각 33.88%와 26.23% 손실을 입었다. 국내 ETF 가운데 수익률 1위는 '미래에셋TIGER소프트웨어상장지수'로 국내 증권시장의 인터넷서비스, 정보기술(IT) 업종에 투자해 43.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일혁 하나대투증권 선임연구원은 "테이퍼링 시행에 따라 당분간은 달러화 강세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자금 이동 등이 지속될 전망"이라면서도 "신흥국의 투기 자금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신흥국 가운데 한국 대만 중국 등은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나거나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에도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투자는 신중해야 하며,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지켜보며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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