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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악몽’ 품은 KT, 기대 충만한 ‘태풍 효과’
입력 2013-12-19 11:48 
고양 오리온스를 떠나 부산 KT로 전격 이적한 전태풍이 KT의 귀화혼혈선수 악몽을 씻어낼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부산 KT는 귀화혼혈선수 제도의 어두운 과거가 있다. 이름은 ‘태양인데 빛을 보지 못했다. 이번엔 이름처럼 ‘태풍 효과를 볼 수 있을까.
KT가 지난 18일 고양 오리온스와 4대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유망주를 포기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전태풍이다. KT의 포인트가드 갈증을 풀어줄 반가운 선수.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4순위 내 지명권을 따지 못하는 불운을 씻어낸 과감한 트레이드였다.
전태풍은 지난 2009년 신설된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로 한국 무대를 밟았다. 당시 전체 1순위로 전주 KCC에 입단한 뒤 오리온스를 거쳐 KT로 왔다. 사실상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전태풍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였다.
귀화혼혈선수 제도 첫해 전태풍과 함께 한구농구연맹(KBL) 문을 두드린 선수는 총 5명이었다. 이승준(원주 동부)과 문태영(울산 모비스)도 이때 뽑혔다. 그리고 잊힌 두 명의 선수가 있다. 일명 ‘먹튀로 불린 원하준과 박태양이었다. 원하준은 안양 KGC인삼공사, 박태양은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1년 만에 둘은 자취를 감췄다.
KT로서는 악몽같은 기억이다. 유망주로 키우려던 박태양은 첫 시즌을 마친 뒤 구단과 계약을 파기하고 돌연 미국으로 도주했다. KBL은 당시 소속팀과의 재계약을 차일피일 미루며 계약서상 선수 의무 사항을 위반한 박태양에 KBL 상벌 규정(구단 귀책사유에 대한 제재 및 제재금 15조 1항 계약서상의 의무사항 위반행위)에 의거, 선수 계약을 파기하는 동시에 5년 간 선수자격을 정지했다.
KT는 그 뒤로 귀화혼혈선수를 보유했던 팀으로 제외돼 어떤 혜택도 누리지 못했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는 일.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문제였다.

그런데 KT가 먼 길을 돌아 전태풍을 영입했다. KT의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창진 KT 감독은 전태풍에 대한 기대가 크다. 조성민과 전태풍이 함께 뛰면 공격 옵션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전 감독은 전태풍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음껏 코트에서 뛸 수 있도록 풀어주겠다는 것. 전 감독은 태풍이에게 경기를 편안하게 맡기려고 한다. 그런 애들은 좀 신나서 해야 잘한다. 우리는 그런 능력이 있는 선수가 없었다. 프리하게 풀어줘서 자신의 능력대로 할 수 있게 놔줄 생각이다. 태풍이는 내가 욕을 하거나 쪼면 안될 것 같다”며 절대적 신뢰를 보냈다.
전태풍의 KT 합류로 다른 구단도 경계를 하고 있다. 문경은 서울 SK 감독은 조성민 한 명도 막기 버거운데 전태풍까지 갔다”고 했고, 이상범 KGC 감독도 조성민과 전태풍의 앞선은 사위 이상의 클래스다. 상대 팀으로서는 용병보다 막기 괴로운 선수들”이라고 우려했다.
KT가 과거 박태양의 악몽에서 벗어나 전태풍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전태풍은 트레이드 발표 직후 KT로 이동해 팀 훈련에 합류한 상태다. 전태풍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크리스마스인 25일 창원 LG와의 원정 경기에 KT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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