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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공복탈출 넘버원?…먹방에 발목잡힌 ‘위기탈출 넘버원’
입력 2013-12-19 11:34 
사진=KBS
[MBN스타 남우정 기자] 올 해의 예능 키워드 중 하나는 먹방(먹는 방송)이다. 다양한프로그램에서 먹방이 넘쳐나고 있지만 KBS2 ‘위기 탈출 넘버원마저도 먹방에 빠져있는 모습은 씁쓸함을 자아낸다.

지난 2005년 포문을 연 ‘위기탈출 넘버원은 벌써 8년 차에 접어든 KBS의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다. 그 동안 너무 과한 건강 염려증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위기탈출 넘버원은 안전 불감증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유익한 정보를 줬었다.

하지만 최근 ‘위기탈출 넘버원의 행보는 아쉬움을 남긴다. 잘못 먹으면 위험한 음식들이 많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긴 했었지만 이젠 아예 ‘위험한 밥상라는 코너가 만들어졌다.

문제는 ‘위험한 밥상이라는 코너의 이름이 무색하게 스튜디오에 그날의 주제와 관련된 재료를 이용한 밥상이 차려진다는 것이다. MC들과 게스트들은 10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그 음식들을 먹어 치우며 먹방에 정신을 쏟고 있다.

특히 먹방에 일가견 있는 김준현은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를 설명하고 제작진도 김준현이 먹는 모습은 아예 클로즈업으로 잡고 있다.

물론 먹방이 최근 트랜드이긴 하지만 이는 프로그램의 의도와 적절하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 ‘위험한 밥상이라는 코너로 잘못 먹으면 위험할 수 있는 음식에 대한 설명을 전달하면서 이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 치우는 설정은 모순적이다. 심지어 ‘위기탈출 넘버원 홈페이지에는 방송에 나온 음식들의 레시피까지 설명되어 있다. 제목만 빼고 본다면 요리프로그램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사진=KBS ‘위기탈출 넘버원 방송캡처
이에 시청자들도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먹방에 관련해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간간히 볼 수 있다. 한 시청자은 본연의 기획의도에 맞지 않는 먹방에 너무 취중된 점이 많이 아쉽네요”라는 의견을 보였으며 다른 시청자는 음식방송도 아닌데 꼭 그렇게 먹는걸 차려놓고 MC들이 방송인지 실제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먹방을 해야 되나요?”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위기탈출 넘버원은 생활 속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위험과 사고에 대한 대처법을 소개하는 국내 유일의 안전 버라이어티였다. 색다른 변화와 재미를 위해 본래의 기획의도가 퇴색될까 우려되는 시점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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