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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위기의 청춘들이 펼쳐내는 ‘생계형 로맨스’
입력 2013-12-19 09:46 
사진=미스코리아 캡처
[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가 이연희를 미스코리아로 만들기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시대배경은 IMF금융 사태로 인해 명예퇴직과 중소기업의 부도가 줄줄이 이어졌던 1997년도. 18일 첫 방송된 ‘미스코리아는 지영(이연희 분)의 본격적인 미스코리아 출전기에 돌입하기에 앞서 형준과 지영의 사연을 그려내며 이들의 왜 미스코리아로 하나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그려냈다.

이날 부도직전인 자신의 회사 ‘비비화장품을 부활시키기 위해 고구분투 하는 형준과 상사에게 밉보여 백화점 내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꼽힌 엘리베이터 걸 지영(이연희 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명문대 경영학과를 나와 대기업에 6개월을 다니다 학교 선후배들끼리 모여 ‘비비화장품이라는 작은 화장품회사를 창업한 형준이지만 ‘비비크림이라는 획기적인 상품을 개발해 놓고도 무명이라는 이유로 투자가 막혀 위기에 처한다. 심지어 사채 돈을 잘못 건드려 건달인 선생(이성민 분)에게 빚 독촉까지 당하게 된다.

형준을 독촉하는 선생의 사정 역시 그리 좋지 못하다. 그가 몸담고 있는 사채 사무실 부활캐피탈의 황사장(정승길)은 그에게 은퇴를 강요하면서 형준이 빌려간 돈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받아오면 그 금액의 30%를 퇴직금으로 주겠다고 말한 뒤 차갑게 돌아선다. 결국 선생은 자신의 돈을 받기 위해 형준의 회사로 출근하고, 그러면서 ‘미스코리아로 제기하고자 하는 형준의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다.

한 때 전교생의 가슴에 불을 질렀던 최고의 퀸카 지영은 엘리베이터걸이 돼 있었다. 지영은 여직원 휴게실에 노크도 없이 들어와 동료들을 상대로 성희롱을 하는 무례한 박부장(장원영 분)에게 똑 부러지게 자신이 할 말을 다 하다가 그만 그의 눈 밖에 나는 결과를 낳고 만다. 전국 엘리베이터걸이라는 직업이 사라져가는 상황 속, 희망퇴직을 운운하는 회사의 압박에 힘들어 한다.

제작발표회 당시 로맨틱 코미디지만 시기적으로 절박한 사람들이 만나서 만드는 이야기다. 로맨틱 코미디인 만큼 재미있지만 어떻게 보면 마음이 아픈 부분이 있다”던 이선균의 말처럼 ‘미스코리아의 분위기는 마냥 달콤하기 보다는 씁쓸한 청춘들의 단면이 깊게 베어 나와 있었다.

사진=미스코리아 캡처
드림백화점이라는 거대한 ‘갑에게 언제 해고를 당할지 모르는 ‘을인 엘리베이터걸들은 옷을 갈아입는 중에 상사가 들어오고, 인사교육을 시킨다는 명목 하에 노골적으로 엉덩이를 만져도 아무런 불평도 하지 못한다. 심지어 술자리에서 술집 여종업원 취급을 하더라도 대응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힌다. 그나마 한 성격하는 지영이 문제를 제기하면, 이를 수용하기 보다는 더 못마땅하게 여기며 더 큰 보복을 가한다.

중소기업으로 대표되는 형준의 회사 역시 ‘비비크림이라는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과 놀라운 품질과 창의력의 제품을 내놓지만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명성은 없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철저하게 외면을 받는다. 나이가 차서 퇴물 취급을 받는 선생 역시 건달임에도 어딘지 모르게 측은지심이 일어난다. 이와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들은 드라마의 배경이 97년도이지만 이는 10년도 더 지난 2013년 현재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이선균과 이연희의 풋풋한 로맨스도 볼거리였다. 75년생인 이선균의 고등학교 변신은 의외의 보는 재미를 선사했으며, 이연희와 함께 펼쳐진 소시지 데이트는 ‘미스코리아의 장르가 로맨틱 코메디임을 알리는 동시에,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이미 ‘파스타를 통해 달달한 러브스토리를 감칠맛 나게 그려낸 바 있던 권석장 PD와 서숙향 작가는 지영이 소시지로 담배를 가르쳐 준다는 발상으로 형준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짝사랑하는 지영과 간접키스라는 사실만으로 얼굴이 빨개지는 형준의 모습은 충분히 사랑스러워 보였다.


무엇보다 극의 여주인공인 이연희는 방송 전 많은 이들의 염려와는 달라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청순 발랄의 이미지가 강했던 이연희는 이번 오지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빨간색 립스틱이 잘 어울리는 도도하면서도 당찬 여성상을 그려내면서 성공적인 연기변신을 알리기도 했다.

방송 말미 지영에게 내가 너 미스코리아 만들어주겠다. 내가 너를 퀸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형준의 제안과 함께 본격적인 ‘미스코리아 만들기가 예고돼 다음 회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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