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안전하다던 채권형펀드 투자 손실 40%가 웬말?
입력 2013-12-18 17:43 
'안전자산 투자'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채권형 펀드가 올해 들어 연거푸 손실을 내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도이치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도이치코리아채권1-1ClsA'는 연초 이후 40%의 투자 손실을 냈다. 보유하고 있던 신성건설 회사채가 출자전환 후 감자를 거치면서 관련 손실이 한꺼번에 계상된 것이다.
이 펀드는 2008년 말 신성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까지 국내 채권형 펀드 중 가장 수익률이 좋고 투자자금이 많이 몰린 채권형 펀드 중 하나였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가운데 건설사 회사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비중이 너무 높았고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신성건설, 남광토건 등 일부 건설사에 문제가 생기면서 수익률 꼴찌 펀드로 추락하게 됐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채권형 펀드라고 하면 적어도 손실은 나지 않는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실제 펀드 수익률을 따져보면 마이너스가 난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 중 '이스트스프링물가따라잡기증권자투자신탁[채권]클래스C'는 올해 들어 3.9% 손실을 냈다. 'KB사과나무증권투자신탁1(채권)' '한국투자퇴직연금증권자투자신탁1(국공채)'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국내 채권형보다 더 심각하다.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이머징 채권에 투자했던 '산은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채권]C1' '하나UBS월지급식글로벌이머징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ClassA'는 연초 이후 투자 손실률이 10%를 넘어선다. 하반기 들어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위기설이 제기되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통화 가치가 떨어지고 채권 가격 또한 급락했기 때문이다.
예상밖 손실이 발생하자 국내외 채권형 펀드에서는 투자자들의 환매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6개월 간 국내 채권형에서는 6583억원, 해외 채권형에서는 2조357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이슈로 어느 때보다 금리 변동성이 높아진 시기인 만큼 채권형 펀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부도 위험이 신용등급 A 회사채에까지 확대된 상황이며 그렇다고 국공채에만 투자하기엔 기대수익률이 3% 미만으로 낮다"며 "시장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 가능성도 높아 채권형 펀드 매력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머징 국가에 투자하는 해외 채권형 펀드의 경우 내년 미국 출구전략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한두 차례 더 시장 조정이 있을 수 있어 추가 손실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후정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형 펀드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면서도 "포트폴리오 분산을 위해 채권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만기를 3~6개월 정도로 짧게 가져가되 높은 이자를 주는 하이일드 선진국 채권형 펀드나 변동금리부 자산 비중이 높은 시니어론 펀드에 가입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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