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켓레이더] 테이퍼링, 위기 아닌 기회
입력 2013-12-18 17:14 
12월 전후로 국내외 투자은행들은 2014년 주식시장 및 거시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위험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를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양적완화 축소는 주식시장의 하방 리스크가 아닌 장기 추세 상승의 초기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는 최근 미국 경제가 보이고 있는 견조한 경기회복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를 크게 웃도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7%까지 하락한 실업률은 미국 경제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갔음을 나타내고 있어 현재의 비정상적인 양적완화와 그 결과인 0% 수준의 실질금리를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음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5월 예상보다 빠른 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로 미국 장기금리가 짧은 기간에 1% 이상 올랐던 것을 기억해보면, 미국 금리의 가파른 상승 전환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금리의 구조적 상승전환은 지난 10년 이상 지속돼온 채권 시장의 강세 국면이 끝나고 주식시장으로의 큰 자금흐름 변화를 유도해 추세적인 주식 강세장을 지원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전 세계적으로 달러가 점점 귀해지는 상황을 초래해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에 대한 시장평가가 달라지게 될 것이다. 한국처럼 GDP의 5% 이상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원화의 추가 절상이 기대되는 국가에 대한 투자 관심은 테이퍼링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큰 개방경제 체제로 미국 유럽 등의 경제 회복에 따라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나, 한편 전 세계 기준금리격인 미국 금리의 상승에 따라 국내 금리도 영향을 받아 올라갈 개연성이 높고, 이는 과거 경험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한국 경제 및 주식시장 측면에서 보면, 전 세계 경기회복의 가시화가 긍정적인 요소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개별산업 측면에서 보면 그 명암의 차이가 어느 해보다 크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금리 상승기에선 주식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여유 있는 자본력을 가진 회사의 성장 및 시장 확대 가능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기계, 전자, 등 전통적인 수출산업 내 선도기업과 화학 등 소재산업, 그리고 인터넷 및 게임 등 지식기반 산업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송기석 메릴린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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