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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MBC③] 파업 그 이후…인사 이동·파격 편성의 성적표는
입력 2013-12-18 10:02  | 수정 2013-12-18 10:54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일구, 손석희, 문지애, 오상진, 나경은
[MBN스타 금빛나 기자] 지난해 ‘파업이라는 거센 홍역을 치렀던 MBC에게 2013년은 남은 파업의 잔재를 해결해야 했을 뿐 아니라, 그동안의 공백을 만회하기 유독 바쁜 한 해였다.

이와 같은 MBC의 바쁜 움직임은 그동안 부진했던 드라마와 예능 상승세로 이어지게 했지만 아직까지 주말의 이야기다. 평일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저조한 시청률로 프로그램이 사라졌다가 다시 생기기를 반복했고, 드라마 역시 성공했다고 자평하기에는 쓰라린 경험이 많았다.

◇ 2013년 사직 아나운서만 5명…장기파업 이후 사라진 간판들

2013년 MBC의 특징 중 하나는 그동안 MBC의 얼굴이었던 아나운서들이 대거 MBC를 떠난 것이다. MBC 장기파업에 동참한 이후 오랜 시간 방송에 복귀하지 못했던 최일구, 오상진, 문지애 아나운서는 결국 프리랜서를 선언하면서 각자의 둥지를 찾아 떠났다.

지난 2006년 MBC 아나운서 사직 이후로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자리를 지켜왔던 손석희 교수 역시 지난 5월 정식으로 프로그램에 하차한 뒤, 같은달 13일 JTBC 보도담당 사장으로 취임해 눈길을 끌었으며, 육아휴직으로 자리를 비웠던 나경은 아나운서 또한 8월 회사를 찾아 육아에 전념하고 싶다”며 사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간판 아나운서의 연이은 사직은 예능과 드라마의 상승세와 상관없이 언론기관으로서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는 MBC의 주요 뉴스 프로그램 ‘뉴스데스크의 저조한 시청률로 나타났다. 장기 파업이 일어나기 전인 2011년 평균 11.1%(2012년 문화방송 경영평가보고서)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뉴스데스크는 파업이 일어난 2012년 6.6%를 기록해 2011년 11.1%에서 5.5%포인트 떨어졌으며,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7%대 안팎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방송사고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국기를 오스트리아 국기로 잘못 표기하기도 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사용되는 저속한 은어를 그대로 내보내 큰 비난이 일기도 했다.

평가 역시 그리 밝지 못하다. 지난 10월 2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 한해(9월 까지) 방송심의규정과 선거방송심의규정을 가장 많이 위반해 제재를 받은 프로그램으로 ‘뉴스데스크를 지목했다. ‘뉴스데스크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총 9개월 동안 방송통신심의위로부터 11건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뉴스데스크는 지난 2012년에도 한 해 동안 총 13회를 제재를 받아 심의규정 위반 1위를 기록한 MBC는 2년 연속 심의규정 위반 1위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이러한 가운데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해오던 배현진 아나운서 역시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한 뒤 개인적인 사유로 11월 휴직을 선언했고, 이와 동시에 ‘뉴스데스크에 자리 이동이 생기면서 평일에는 박상권-김소영 앵커가 주말에는 도인태-강다솜 앵커가 자리해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MBC 아나운서 내에 움직임은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MBC가 지난해 파업에 참가한 아나운서들을 직무와 상관없는 부서로 전보 조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복인사 논란이 조용히 꿈틀 거리고 있는 것이다. MBC는 지난 10일 아나운서국 소속 강재형, 김상호, 최율미 아나운서를 편성국, 경인지사, 심의국으로 각각 발령을 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12일 성명을 내고 90년대부터 MBC의 대표 얼굴로 시청자들을 만나 온 이들에게 전혀 다른 종류의 직무를 갑자기 부여하는 모욕을 준 것”이라며 작년 파업에 참가했던 사람은 끝까지 배제하겠다는 고집을 버리지 못한 사측의 명백한 보복 인사”라고 비판하면서 장기 파업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 2013년 봄 개편의 핵심 ‘일일사극 그 성적표는

3월 18일 첫 방송된 MBC 일일사극 ‘구암 허준은 장기 파업의 주인공 전 MBC 김재철 사장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히든카드였다. ‘구암허준은 지난해 11월 30일 MBC 51주년 창사 기념식에서 김재철 사장이 내년에 시청률 1등을 하지 못하면 그만둘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김재철 시절 MBC가 전력을 다했던 프로그램으로 오랜 시간동안 유지해왔던 시트콤을 과감히 버리고 그 자리에 ‘일일사극이라는 장르를 새롭게 마련해 배치하기까지 했다. 이와 동시에 MBC는 9시에 방영됐던 ‘뉴스데스크의 시간을 8시로 변경해 메인 뉴스 앞뒤로 일일 드라마를 배치되는 유일한 지상파 방송의 형태를 띠었다.

앞서 1999년 방영됐던 ‘허준은 62%라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성과 함께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던 작품이었다. 이러한 ‘허준의 리메이크작인 ‘구암허준은 허준의 일대기라는 인정받은 소재에, MBC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2013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었다. 여기에 연예계 소문난 입담 컬투가 진행하는 시사교양쇼 ‘컬투의 베란다쇼까지 편성하면서 새롭게 마련한 9시 편성대를 더욱 견고히 다지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이와 같은 9시대 프로그램 성적은 아쉽다. 비록 ‘구암허준이 자체최고시청률 12.4%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하나, 전작이었던 ‘허준이 기록했던 시청률과 비교해 볼 때는 저조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구암허준의 후속작 ‘백제의 딸, 수백향 1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일사극 이후 방송되는 ‘컬투의 베란다쇼는 평균 3% 안팎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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