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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야구생각] 이만수 선동열이 잘 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13-12-17 06:01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과 선동열 KIA 타이거즈 감독이 야구인생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2014시즌 계약기간 마지막 해를 맞는 두 감독은 자칫 그 동안 쌓아 논 명성을 송두리째 날려 버릴 수도 있다. ‘죽기 살기로 덤비지 않으면 잘못될 확률이 높다.
SK는 이만수 감독이 부임한 뒤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 2013시즌엔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SK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이 많이 퇴색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유학파 이만수 감독이 내세운 자율적 훈련 분위기는 실패로 끝났다. 동기부여가 안된 탓이다. 가뜩이나 ‘김성근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SK에 이만수 감독의 입지는 좁아만 가고 있다.

KIA는 창단 후 최악의 성적인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전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졌던 터라 그 충격파는 더욱 컸다. 해마다 반복되는 부상 선수 속출이 이어져 선동열 감독의 지도력에 큰 흠집을 남겼다.
올 시즌 중반부터 두 감독의 경질설은 끊임없이 나돌았다. 두 감독이 살아 남아 내년에 마지막 기회를 얻은 건 ‘스타 플레이어 출신에 대한 배려인 셈이다.
대신 이만수 감독과 선동열 감독은 시즌 뒤 수족과 같은 ‘수석코치를 떠나 보냈다. 구단의 입김이 세졌고, 반대로 두 감독의 권한은 축소됐다. 내년엔 이 같은 현상이 심해질 것이다.
이만수 선동열 두 감독은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한 때 한국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스타로서의 프리미엄은 소멸됐다.

SK와 KIA의 2014 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들 두 팀을 4강 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드물다. 내년에도 두 팀이 하위권을 맴돌 경우 이만수 선동열 감독의 운명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만수 선동열 두 감독의 불명예 퇴진은 우리 프로야구계에 큰 손실이다. 두 사람은 사실상 한국 프로야구의 1세대 지도자다. 김경문 조범현 감독과 함께 대학을 졸업하고 막 바로 프로야구에 입단한 첫 번째 세대다. 이들은 국내에서 화려한 선수생활을 한 뒤 한 명은 코치로, 또 한 명은 선수로 해외 선진야구를 경험한 뒤 국내로 돌아왔다. 이들이 몸으로 겪으면서 터득한 야구지식과 경험은 선배들의 그것과는 달랐다.
한국야구의 후배들은 이들의 소중한 자산을 맘껏 받아 들였다. 한국야구가 최근 들어 기술뿐 아니라 훈련방식 등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한 데는 이만수 선동열 감독 같은 선구적 역할을 한 선배들의 힘이 컸다.
더욱이 이만수 선동열 감독은 초창기 한국 프로야구의 중흥을 이끈 주역들이다. 영호남의 간판스타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소속팀이었던 삼성과 해태를 명문구단으로 이끌었다.
이만수 감독이 미국에서 10년 가까이 외유하고 있을 때 한국의 야구팬들은 얼마나 그의 ‘컴백 홈을 외쳤나. 선동열 감독이 삼성에 몸담고 있을 때 KIA 팬들은 또 얼마나 그의 ‘컴백 홈을 부르짖었나.
한국 프로야구에 이들의 할 일은 많이 남아 있다. 후배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도 아직 많다. 이들이 성적부진으로 퇴진한다면 한 동안 스타감독 부재에 시달릴 수도 있다. 스타 출신이 지도자로서 성공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후배들의 ‘본보기 내지는 ‘우상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만수 선동열 두 감독의 앞날은 전적으로 두 사람의 능력에 달려 있다. 그런 면에서 내년 시즌은 이들의 진짜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해이기도 하다.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 내길 기대하며 두 감독의 분발을 촉구해 본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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