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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 오승환, 후배들 앞에선 돌부처 없었다
입력 2013-12-16 17:52  | 수정 2013-12-16 23:16
한신 타이거즈 오승환이 16일 서울 삼성동 경기고등학교에서 자신의 모교인 도신초 야구부와 경기고 야구부 등 40여명의 후배들과 함께하는 삼성스포츠단의 재능기부 프로그램 "드림캠프"에 참석했다. 한신 오승환이 후배들에게 피칭 멘토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안준철 기자] 중심이 무너지니까 공이 흩어지는거야.”
후배에게 전하는 따끔한 충고에는 따스한 정(情)이 실려 있었다. 순간 얼었던 돌부처의 표정에도 미소가 번졌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한 끝판대장 오승환(31)이 16일 오후 서울 삼성동 경기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자신의 모교인 도신초 야구부와 경기고 야구부 등 40여명의 후배들과 함께하는 삼성스포츠단의 재능기부 프로그램 '드림캠프'에 참석했다.
이날 오승환은 2시간 여 동안 불펜에서 직접 후배들의 투구를 지도했다. 추운날씨였지만 오승환은 내색조차 하지 않고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투구폼을 교정해 주기도 했다.
오승환의 원포인트레슨을 받은 학생선수들의 표정에도 미소가 번졌다. 대스타이자 대선배의 조언을 한 마디라도 더 듣기 위해 열중했다. 이날 오승환 앞에서 40여개의 공을 던진 경기고 2학년 투수 황대인(17)은 말로만 듣던 대스타 선배가 직접 지도해주니 영광이었다”며 상체가 앞으로 쏠려 밸런스가 무너지고, 공이 날린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꼭 문제점을 고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배 이미지가 무표정해서 무뚝뚝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자상해서 고마웠다. 선배가 일본에서 성공하기를 응원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오랜만에 모교를 찾은 오승환의 표정도 밝기만 했다. 오승환은 날씨가 추워서 원래 계획한 프로그램을 다 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드림캠프는 대구에서도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더 많은 후배들과 함께 했다”며 만약 내가 지도자라면 더 엄하게 지도했을지 모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오승환은 18일 괌으로 출국해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들어간다. 오승환은 삼성에 있을때도 이맘때쯤 출국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며 예전처럼 하면 스프링캠프에 좋은 컨디션으로 참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오승환의 삼성 동료였던 윤성환(32)과 안지만(30)이 나란히 참석해 오승환의 어깨를 든든하게 했다. 이들은 예정에 없었지만 오승환이 함께 하자고 해서 흔쾌히 승낙했다”고 밝혔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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