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IPO시장, 잇단 상장철회에 급랭?
입력 2013-12-16 17:49 

[본 기사는 12월 12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반기 투자 열기를 불러왔던 공모주 시장이 심상치 않다. 수요예측 후 밸류에이션 저평가를 이유로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최근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도 대부분 공모가 이하로 떨어지는 모양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코스닥시장에 신규상장할 예정이었던 동우HST와 하나머티리얼즈가 잇달아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두 회사 모두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자 공모가 하락을 우려해 결정한 것이다. 키움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2호도 전날까지 진행한 공모청약에서 미달했다.
공모주 시장의 하반기 시작은 좋았다. 공모주 품귀현상과 한국거래소가 공모주들의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한 탓에 기관 및 일반 투자자들의 돈이 공모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공모규모를 코스닥 시장으로 제한할 경우 지난 7~9월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12개 기업의 단순경쟁률은 평균 348 대 1(최고 502 대1, 최저 168 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요예측에 나선 6곳(평균 176 대 1)의 두 배를 넘어섰다.
IB업계 관계자는 "실적 성장세가 다른 공모주들에 비해 더디거나 부정적 이슈가 있으면 수요예측이나 청약 경쟁률이 저조한 것이 정상"이라며 "예년과 달리 올 하반기 공모주들은 실적을 불문하고 기관 및 일반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말을 맞아 다가오면서 공모주 흥행불패 공식이 깨지고 있다. 앞선 두 기업의 상장철회와 더불어 에이씨티, 기가레인, NVH코리아 등이 수요예측 및 일반청약에서 두 자릿 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가도 신통치 않다. 지난 11월부터 이달 초까지 신규 상장한 공모주 11곳 중 7곳의 주가가 현재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지앤씨에너지, 디엠티 등 과거 상장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가 올 하반기 증시에 입성한 '상장재수생'들은 모두 청약 흥행 이후 주가 부진에 시름하고 있다.
동우HTS관계자는 "수요 예측이 부진한 것은 아니었으나 회사가 기대한 수준에 못 미쳤다"며 "전방산업 부진에 공모주들이 최근 주가 부진을 겪고 있어 지금 무리하게 상장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장 후 주가가 신통찮다보니 기업 입장에선 수요예측 및 청약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켜 공모자금을 키우지 못하면 무리하게 IPO를 진행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수요예측 및 청약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공모 흥행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치도 높아졌을 것"이라며 "연말을 맞아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기관투자가들의 벨류에이션 평가와 회사의 기대치 간 괴리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동우HST와 하나머티리얼즈의 상장철회로 올해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 신규상장될 기업은 총 36곳으로 줄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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