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암치료용 박테리아 나노로봇 세계 최초 개발
입력 2013-12-16 13:35 

국내 연구진이 박테리아를 이용한 의료용 나노로봇(박테리오봇)을 개발했다.
전남대의 박종오 로봇연구소장, 박석호 기계공학부, 민정준 핵의학과 교수는 공동으로 대장암, 유방암, 위암, 간암 등 고형장기에 발생하는 암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박테리오봇을 개발하고 동물 실험을 통해 그 타당성을 입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능동형 약물전달체 방법론을 제시하고 한국의 수준높은 의료용 마이크로.나노로봇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테리오봇은 살아 있는 생물체인 박테리아와 약물이 들어 있는 마이크로구조체(3㎛)로 구성돼 있다. 박테리아는 유전자를 조작해 독성을 제거된 상태로 편모를 움직이면서 조직이나 혈액 속을 돌아다니게 되는데, 항암제 등 특정 약물이 들어있는 마이크로구조체를 밀고 암이 있는 곳을 찾아가도록 설계돼 있다. 따라서 암에서 분비하는 특정한 물질을 표적 삼아 암을 찾아간 후 항암제를 암 표면에 뿌리게 되는 방법으로 암을 치료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박테리오봇의 효용성을 쥐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고형암을 가진 쥐 꼬리 정캑에 박테리오봇을 주사하고 3일 후 관찰한 결과 암 조직 내에 박테리오봇이 위치해있는 것을 확인했다.

바이오로봇은 그동안 수많은 연구진들이 진행한 단편적인 운동성과 수동적인 이동에 그쳤던 치료 로봇과는 달리 능동적으로 암을 찾아다니고 특정 질환(암 조직)만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한 운동성이 큰 박테리아를 이용했기 때문에 혈관에서 멀리 떨어진 암조직까지 침투해 약물을 운반하는 이점을 갖는다.
앞으로 연구팀은 마이크로구조체가 어떻게 인체 내에서 저절로 사라질 수 있게 하는지 등 박테리오봇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박종오 로봇연구소장은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최초로 기존 암 진단.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능동형 약물전달체와 의료용 나노로봇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활발한 의학.공학간 융합연구를 지속해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진단.치료가 가능한 의료용 마이크로.나노로봇 개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지 12월호게 게재됐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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