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北 이슈 증시 영향은…장성택보단 개성공단
입력 2013-12-15 18:28  | 수정 2013-12-15 20:04
'증시는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는 증시 격언이 북한 최고위층과 코스피 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북한 권력 2인자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소식에도 불구하고 0.26%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증시 전문가들은 장성택보다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더 얼어붙게 했다고 말한다.
반면 2년 전인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코스피시장은 전일 대비 3.43% 급락했다.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당시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이 같은 증시 폭락은 단순히 권력 서열 1위와 2위 간 차이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김정일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가졌던 김일성 주석 사망 시에는 오히려 김정일 위원장 사망 때보다는 훨씬 작은 낙폭인 0.8% 하락에 그쳤다. 김일성의 뒤를 잇는 김정일의 경우 김일성 사망 전인 30여 년 전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으면서 탄탄한 기반을 다져왔기 때문에 큰 불안감은 없었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북한 최고위층 사망보다는 개성공단과 같이 국내에 파급 효과가 즉각 나타나는 경제 이슈가 더 큰 문제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에 철수하라는 통보를 한 지난 4월 5일 코스피는 2% 넘게 급락하다가 장 후반 회복해 1.2% 하락을 기록했다. 위기가 고조됐던 4월 들어서는 8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김정일 사망 시 하루 만에 다시 반등했던 것에 비해 훨씬 파급력이 컸다.
북한 관련 개별 종목에서도 이 같은 모습은 두드러진다. 장성택 처형 소식과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회의를 제의했다는 소식이 동시에 전해진 지난 13일 동양건설, 이스트소프트, 티케이케미칼 등 남북경협주는 상한가를 쳤다. 반면 대표 방위산업체 주식인 빅텍(1.22%) 스페코(1.14%) 등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 정치 악재보다는 경제 호재에 훨씬 민감했다는 증거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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