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대 직장女 "회사 화장실에서 아무도 모르게…"
입력 2013-12-14 17:57 

# 2년차 직장인 김나진(가명)씨는 최근 "밥값도 못한다"는 상사의 질책에 눈물을 호되게 뺐다. 상사에게 보내는 업무 보고용 메일에 첨부파일을 넣지 않고 발송한 것이 문제가 됐다. 메일을 보내자마자 실수를 확인하고 재전송했지만 상사는 나진씨를 불러 "2년차가 메일 하나를 제대로 못 보내냐"며 호되게 질타했다. 상사 앞에서는 울음을 꾹 참은 나진씨는 곧 바로 화장실로 달려갔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직장생활을 하며 남몰래 울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고용노동부 취업포탈 워크넷이 남녀 직장인 22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1.8%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남몰래 울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 응답자의 경우 95.6%가, 남성 응답자는 84.6%가 울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남 몰래 울었던 이유로는 '상사에게 인격적인 모독을 받아서'가 27.7%로 가장 많았다. 그외 23.6%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에', 18.2%는 '능력의 한계로 자신감이 상실돼서' 운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울음을 쏟아냈던 장소를 묻는 질문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9.8%가 '화장실에서 아무도 모르게'라고 대답했으며 '비상계단이나 흡연구역'에서 울었다는 응답자는 13.4%였다. '사무실 내 자리에서'를 선택한 응답자는 12.9%, '자동차 안에서'는 9.1%였다. '상사 앞에서 대놓고 대성통곡'을 했다는 답변은 5.2%였다.
또 응답자의 39%는 눈물이 흐르려는 순간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하며 위기를 넘긴다고 답했다. 이어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을 생각한다'는 21.9%, '무슨 이야기를 듣던 한 귀로 흘린다'는 18.8%가 선택했다.
울고 싶은 순간이 입사 후 어느 시기에 많이 찾아오냐는 질문에는 68.7%의 직장인들이 '입사 1년~2년차' 신입 시절을 꼽았고 어느 정도 책임이 뒤따르는 '입사 3년~5년차'라는 답변은 22.9%로 뒤를 이었다.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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