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암 생각도 못했던 40대女 피 한방울 뽑다가 `청천벽력`
입력 2013-12-14 09:53 

40대 직장인 여성 정수희(가명)씨가 암(癌)에 걸렸다는 사실을 발견한건 정말 우연치 않은 기회였다.
우리나라 성인 사망 원인 1위가 암이라고들 하지만 평소 식습관이나 생활 패턴 등을 봤을 땐 암은 그저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였다. 가족 병력도 없었고 누가 봐도 자신은 건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주변 권유로 간단한 혈액 채취로 검사해본 결과, 암 세포를 억제하는 NK세포(Natural Killer Cell)의 활동성이 현저히 낮게 검사됐다. 그 길로 정밀검진을 받아봤더니 유방암 2기 판정을 받았다.
NK세포 활성화 검사 키트 개발 업체인 에이티젠(ATGen) 박상우(45.사진) 대표는 "암 발병 이후 치료도 중요하지만 암 발병 가능성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건강한 사람들도 최소 1년의 한 번씩이라도 NK세포 활동성 검사를 해봐야한다"고 말했다.

NK세포는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으로 우리말로는 '자연살해세포'로 부른다. NK세포는 형태적으로 거대 과립 임파구이며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저항, 동종 이식 거부 반응, 암에 대항하는 면역 감시 기능과 암의 발생, 증식, 전이, 재발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면역세포다.
그는 "백혈구 면역세포 중 NK세포의 비율은 5~10%로, 정상인의 경우는 NK세포의 수가 약 50억~100억 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암세포는 우리 몸 안에서 매일 생겼다 죽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암 세포를 제일 먼저 공격하는 게 바로 NK세포"라고 설명했다.
NK세포 활동성이 뛰어나면 암 세포가 생겨나도 자연스럽게 이를 억제할 수 있다는 설명. 정상인의 경우 NK세포의 활동성이 척도 기준'750'이지만 암 환자들은 이 수치가 현저히 낮다. 임상시험 결과에서 3~4기로 전이된 암 환자의 96%가 활동성 수치 0~50 사이로 조사됐다.
즉 NK세포 활동성이 낮으면 암에 걸렸을 확률이 높아 암 발병 여부를 판단하기 쉽다는 것이다.
박 대표가 NK세포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것은 지난 2007년이다. 연세대학교 산학렵력센터에서 시작된 NK세포 활성도 측정에 관한 연구를 보고 박 대표는 본격적으로 관련 분야에 뛰어들었다.
특히 무엇보다 빠르고 저렴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소량(1ml)의 혈액 채취만으로 검사결과를 48시간 내에 얻을 수 있으며 검증된 시험기법(ELISA)을 이용, 결과의 정확도도 높다. 물론 비용도 기존 검사 방법 대비 1/10 수준으로 저렴하다.
박 대표는 "NK세포 활동성 검사는 대량검사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측정자의 주관적 관점이 배제돼 객관적으로 검사 결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수백 명의 암 환자와 신장투석환자를 대상으로 한 공동임상시험에서도 진단 성능의 정확도가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대형 건강검진기관, 검체기관, 대학병원들과의 납품 협의가 마무리 과정에 있고 국내 최대 검진기관인 한국의학연구소(KMI)와 강남세브란스 등 국내 종합병원, 검진센터는 물론 청담NK클리닉 등에서 이 검사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는 스위스 R사, 일본 O사 등 다국적 제약회사들과 판매 협의가 진행 중이며 홍콩, 천진, 캐나다, 샌프란시스코 등에 법인설립을 앞두고 있다.
박 대표는 "캐나다 법률회사 가울링스(Gowlings)와 한국의 다나특허사무소를 통해 지난 3월 PCT(Patent Cooperation Treaty, 특허협력조약)를 출원해 놓았으며 이를 시작으로 내년에 미국, 아시아, EU 등 국가별 개별 특허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검사도 중요하지만 NK세포 활동성을 높이고 암을 예방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동 후 수치를 측정하면 활동성 수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항상 웃고 즐겁게 지내면서 운동을 열심히 하면 NK세포 활동성이 증가 한다"고 조언했다.
또 "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과 패스트푸드 등을 멀리하고 술과 담배를 줄이는 등 식습관도 바꿔야한다"며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살 수는 없겠지만 조절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 He is…
1969년 1월 20일 서울 출생, 영동고등학교,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바이오 산업), 에이티젠 설립 및 대표이사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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