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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의 외침 “술 마시고 풀리는 슬럼프는 없다”
입력 2013-12-14 06:01  | 수정 2013-12-14 08:13
무명의 수비수였던 김신욱이 5년 만에 최고의 공격수로 변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성실한 노력이 그를 변화시켰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2009년 K리그에 데뷔하던 신인 김신욱과 2013년의 김신욱은 천지차이다. 중앙대를 졸업할 때만해도 김신욱은 무명에 가까웠다. 그리고 수비수였다. 196cm라는 신장은 상대를 막기 위한 ‘벽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김호곤 울산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 감독은 김신욱를 불러 공격수로의 변신을 주문했다. 이것이 ‘진격의 거인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단초다.
데뷔 첫해 김신욱은 27경기에 나와 7골을 넣었다. 2010년에는 33경기에서 10골을 뽑았다. 수비수에서 공격수로의 변신 과정임을 감안한다면 무난한 성적표지만 한 팀의 간판 공격수로는 성에 찰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2011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해 19골4도움을 기록했던 김신욱은 지난해 13골 그리고 올해 19골을 터뜨리면서 울산은 물론 K리그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비록 생애 첫 득점왕 등극에는 실패했으나 김신욱은 시즌 MVP에 선정되면서 애석한 2인자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무명의 수비수가 5년 만에 최고의 공격수로 변신한 것이다. 그야말로 환골탈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극히 평범한 것이었다. 지독한 노력이 답이었다.
지난 12일 ‘2014년 K리그 신인선수 교육에 선배이자 강사로 참석한 김신욱은 5년 전에 나도 이 자리에 있었다. 지금 선수들이 얼마나 지루하고 갑갑한지 나도 알고 있다”는 농담을 전할 정도로 여유로워져 있었다. 모든 것이 두려웠던, 혹은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겁 없는 신인은 어느덧 5년차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바뀌었다. 그 변신의 중심에는 ‘땀이 있었다. 부단한 노력이 그의 변화를 가능케 했다.
김신욱은 프로에 첫 발을 내딛을 때가 생각이 난다. 그때 이미 성공해있던 선배들을 보면서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그 선배들처럼 되기 위해 이를 악물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모든 선수가 경쟁자였다. 때문에 동료들과도 살갑게 지내지 못했던 것 같다. 시기와 질투가 그 선수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김신욱의 말처럼 시기와 질투가 상대에게 영향을 줄 수는 없었으나 자신의 성장을 도운 것은 확실하다.
김신욱은 난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있다. 오늘 이 현장에도 함께 왔다. 팀 훈련 외에도 개인적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트레이너와 수많은 땀을 흘렸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K리그에서도 ACL에서도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면서 시즌 후 시상식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다니면서도 개인운동을 거르지 않고 있다.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있어야한다”면서 각고의 노력만이 열매를 보장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성실함의 표본이다. 그는 늘 잘할 수는 없다. 슬럼프가 찾아올 때가 있다. 그때마다 왜 이럴까 고민하고 연구하고 노력해야한다. 전날 술 마시고 푸념하면서도 풀리는 슬럼프는 없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길은 노력뿐이다”라는 멋진 철학도 전해주었다. 이어 자신이 골키퍼라면 연습 때 1골을 허용해도 분노가 끌어 올라야하고 공격수는 슈팅 하나라도 막히면 괴로워야한다. 훈련 때도 절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세상일에는 다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무명에 가깝던 수비수가 불과 5년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공격수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그 5년을 50년처럼 사용하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K리그라는 넓은 바다 그리고 거친 바다 앞에 서 있는 신인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김신욱 같은 ‘성실한 노력이다. 술 마시고 풀리는 슬럼프는 없다”던 2013년 MVP의 외침을 2014년 새내기들이 귀담아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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