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창덕궁 돌담 훼손…문화재청·종로구청 '책임 떠넘기기'
입력 2013-12-13 20:00  | 수정 2013-12-13 21:20
【 앵커멘트 】
문화유산인 창덕궁의 돌담이 마구잡이로 훼손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관리주체인 문화재청과 서울 종로구청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겁니다.
주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조선 시대 임금들이 머물렀던 창덕궁입니다.

빼어난 조형미에 지난 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습니다.

하지만 궁궐 밖 돌담은 처참한 수준.

돌담을 따라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돌담에 시멘트를 바로 덧대거나 심지어 못까지 박았습니다.

▶ 스탠딩 : 주진희 / 기자
- "창덕궁 서쪽 돌담입니다. 돌담의 중간 지점부터 이렇게 가건물과 건축물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잘못된 거죠. 안 그래도 저기 가다 보면 (철심이) 있어서 관리소에 전화도 하는데 안 와요."

2000년에 바뀐 문화재보호법 시행령을 보면, 문화재 인근 건물의 신개축에 대해선 문화재청의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창덕궁 밖 가건물에 의해 돌담이 훼손됐다며 종로구청에 책임을 돌리고,

▶ 인터뷰(☎) : 문화재청 관계자
- "보존지역이든 뭐든 문화재 외곽지역에서 행해지는 행위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단속합니다."

구청 측은 문화재 훼손 자체는 문화재청이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서울 종로구청 관계자
- "궁릉 경복궁 서오릉은 문화재청에서 직접관리하고요. 담장에 그런 일이 있다면 문화재청에서 손을 써야죠."

우리나라 문화재 관리가 얼마나 부실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인터뷰 : 황평우 /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서로 관할 따지면서 핑퐁(떠넘기기)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이게 우리나라 문화재를 관리하는 실태예요."

600년이 넘는 세계문화유산이 부실한 관리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

영상취재: 배완호 기자
영상편짐: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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