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장주영 기자의 있기? 없기?] 하늘 위에서 고급 정통 한정식 한 상이 가능?
입력 2013-12-13 14:47 
실한 돼지고기에 감칠맛 나는 신맛이 으뜸인 묵은지로 끓인 항정살 묵은지찜에 연어와 두부, 나물을 버무려 소로 활용한 궁중식 연어만두, 여기에 입맛을 알차게 정리할 수 있는 수정과에 곶감까지. 음식의 나열만으로 입 안이 화려해지는 느낌이다. 일반 음식점도 아닌 고급 한정식집을 찾아야 맛볼 수 있을 법한 한정식 한 상 차림을 하늘 위 비행기 안에서 만나게 된다면 그 기분은 어떨까.

대한항공이 겨울 시즌을 맞아 정통 한식정찬 코스 메뉴를 새롭게 선보이며 한식 기내식을 전 세계에 적극 알려 나간다.
대한항공은 11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대한항공빌딩에서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부사장), 조희숙 한식문화연구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통 한식정찬 기내식 메뉴를 선보이는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한식 기내식은 항정살 묵은지찜, 연어만두 등을 비롯한 정통 한정식으로, 지금까지 기내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정통 한식정찬 코스 형태다. 조현아 부사장은 정통 한정식의 풍미를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도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고급화해 한국인과 외국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기내식 코스를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서 한식을 전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정통 한식정찬 코스 요리는 항공업계의 새로운 시도다. 기존에 서양식의 경우 코스 요리로 기내식이 제공되기는 했지만, 정통 한식정찬이 기내에서 전채요리부터 후식까지 전 코스로 서비스되는 것은 흔치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식이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 한식을 찾는 외국인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고, 글로벌 항공사로서 이런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새로운 한식 메뉴를 개발하게 됐다”면서 대한항공은 이와 같은 정통 한식정찬 코스와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1년 동안 공을 들였고, 내부 임직원은 물론 외부 한식 전문가, 외국인 셰프 등의 의견을 반영한 30회가 넘는 회의와 10회에 걸친 품평회를 거쳤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에 죽과 반찬 및 주 요리가 한꺼번에 나오는 한상 차림 형식의 한식 기내식 제공방식을 뛰어넘어 에피타이저, 샐러드, 주요리, 디저트 순서로 제공해 외국인들도 친숙하게 한정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은 이번 정통 한식정찬 코스의 핵심이다.

이번 겨울 시즌에 선보일 정통 한식정찬 코스 메뉴에서는 사과, 배, 단감, 오디에 요거트 소스를 얹은 냉채 에피타이저를 시작으로, 흑미 호두죽과 된장•매실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에 뒤이어 항정살 묵은지찜과 연어만두를 주 요리로 제공하게 되며, 마지막으로 개운하게 입맛을 정리할 수 있는 수정과 곶감을 후식으로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내년 1월부터 미주/구주/대양주 등 장거리 주요노선을 이용하는 일등석 승객을 대상으로 이와 같은 정통 한식정찬 코스 메뉴를 선보이게 되며, 프레스티지석 승객에게도 코스 메뉴 중 일부를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반석 승객을 대상으로는 각종 채소와 된장을 주재료로 해 된장찌개의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기내에서 먹기 편리한 덮밥 형태로 고안된 된장 덮밥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정통 한식 메뉴를 기내에서 선보이기 위해 한국 승객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별한 조리 방법을 개발해냈다. 한식 고유의 맛을 지키면서 보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담음새로 완성도를 높였다. 항정살 묵은지찜의 경우 냄새를 완화시키고, 담백하고 고급스러운 맛을 내기 위해 기존 멸치 국물 대신 황태 육수를 사용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한식 기내식 메뉴가 탄생했다. 또 보통 흰살 생선을 활용했던 궁중식 어만두를 연어와 두부, 나물을 사용해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맛을 만들어냈다.
이밖에 전통 죽의 대표 메뉴인 잣죽의 조리법을 활용해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흑미와 호두를 사용한 흑미 호두죽을 만들어냈고, 된장의 자극적인 맛을 중화하기 위해 과일과 양파즙을 활용한 한국적인 샐러드 드레싱을 개발해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통 한식 메뉴에서는 제철 식재료를 십분 활용해 웰빙과 맛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기내식의 계절성을 강조했다. 향후 봄철 정통 한식 기내 메뉴에서도 봄철 식재료를 활용해 게살 된장죽, 미나리 맑은 국 등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기내 서비스의 품격 향상과 한국 고유의 맛을 바탕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한식의 ‘고급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부터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극찬을 받고 있는 명품 샴페인인 페리에-주에사의 벨 에포크(Belle Epoque), 벨 에포크 블랑 드 블랑(Belle Epoque Blanc de Blancs), 블라종 로제(Blason Rose), 그랑 브뤼(Grand Brut) 등 샴페인 4종을 일등석 및 프레스티지석에 서비스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 최고의 명품 와인글라스인 리델 글라스도 이달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등 기내식을 단순히 먹는 음식을 뛰어 넘어 새롭게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요리 문화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11년부터 일반석 승객을 대상으로 낙지덮밥, 곤드레밥, 버섯밥, 낙지소면 등의 메뉴를 연이어 선보이는 등 한식 기내식을 전방위로 소개해 나가고 있다”며 대한항공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신규 기내식 메뉴 개발, 명품 기물을 통한 기내식 서비스, 기내 환경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기내 서비스의 품격을 한층 더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 매경닷컴 여행/레저 트위터_mktour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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