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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팀’ 종영①] ‘메디컬탑팀’, 흥행불패 의학드라마에 과제 남기다
입력 2013-12-13 09:51 
[MBN스타 금빛나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MBC 수목드라마 ‘메디컬탑팀이 ‘흥행불패로 불렸던 의학드라마의 한계와 과제를 남긴 채 조용히 막을 내렸다.

지난 10월 9일 첫 방송된 ‘메디컬 탑팀은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화려하게 포문을 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이들을 설레게 만들며 시청률 40%대를 찍었던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김도훈 PD가 연출을 맡고, 2012년 KBS 연기대상의 대상자 신하균을 탄생케 한 의학드라마 ‘브레인의 윤경아 작가가 집필을 맡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다뤄진 적 없는 각 분야 최고의 의사들만이 모인 의료 협진팀의 이야기를 다루겠다는 소재 또한 신선했다. 여기에 SBS 드라마 ‘야왕의 인기를 이끌었던 권상우와 주지훈의 7년 만의 MBC 안방극장 컴백, 거기에 정려원과 오연서, 아이돌 그룹 샤이니 민호라는 화제성 높은 배우들과 함께 안내상, 김영애 등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까지 조화를 이루며 치열한 수목드라마 전쟁 속 방송 관계자들은 나름의 위치를 선점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처참했다. 최고의 의사들이 모여 만든 의료 협진팀 이야기라는 설정이 무색할 정도로, 극중 등장하는 의사들은 너무나 허술했으며 이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실력으로 최고의 의사들이 모인 협진팀 탑팀에 들어가게 됐는지와 같은 근본적인 의문까지 품게 들게 만들었다. 마치 ‘주인공이기 때문에 탑팀에 들어가게 됐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촌각을 다투는 수술과 보는 이들의 두뇌를 자극하게 만드는 전문적인 의학 지식, 여기에 달콤한 러브라인까지 덧붙여지면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의학드라마는 예전부터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아오던 장르이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지금까지 의학드라마는 한 해의 한 개 이상의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나왔고, 수차례 반복되다보니 차후에 등장하는 의학드라마는 성공을 위해서는 전작과 다른 ‘신선함을 필요로 하게 됐다.

‘메디컬탑팀이 방송되기 바로 전 소아병동을 배경으로 한 의학드라마 ‘굿닥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역시 이와 같은 ‘신선함에 있었다. 잘난 의사가 아닌 부족한 것 투성이인 서번트 중후군(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특정 영역에서 그 장애와 대조되는 천재성이나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증후군이다)을 앓고 있는 시온(주원 분)을 내세우면서 색다른 재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메디컬탑팀은 이와 같은 신선함이 부족했다. 희귀병 수술에 고군분투하는 탑팀의 모습보다는 여느 의학드라마에서 봐았던 진부한 정치권력이 초반 전개의 주를 이루더니, 뒤에 가서는 승재와 주영(정려원 분), 태신(권상우 분)과 아진(오연서 분)의 러브라인에만 치우치면서 더욱 흥미를 잃게 했다. 공감이 가지 않는 캐릭터에 다른 의학드라마에서 본 듯한 갈등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러브라인까지. 여기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의학드라마의 온갖 성공 공식을 집어넣으려하다 보니 몰입도도 떨어졌고, 드라마의 중요한 갈등 요소로 제기됐던 탑팀의 해체 위기가 왔을 때에도 안방극장에 긴장을 주지도 못했다.


이 같은 요인으로 ‘메디컬 탑팀은 자체최저시청률 3.6%(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겪었으며, 그렇다고 전작이었던 ‘투윅스처럼 마니아층이 형성된 것도 아니었다, 제 아무리 시청률보증수표인 의학드라마라도 얼마든지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제작발표회 당시 김 PD는 이제까지 의학드라마가 의사나 사람에 초점을 맞춰 성장을 다뤘다면, 우리는 한 집단으로 의료계에 화두를 던지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낸 바 있다. 마지막까지 뻔한 해피엔딩으로 이뤄지지 못한 바람만을 남기며 쓸쓸히 떠났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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