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온몸으로 불길 막은 모성애…아버지 오열
입력 2013-12-12 20:02  | 수정 2013-12-12 21:41
【 앵커멘트 】
시뻘건 화마가 자신을 삼키려 순간에도, 어머니는 아이들을 감싸 안아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는데요.
아내와 아이들이 한꺼번에 떠난 자리를 지켜야 하는 아버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살배기 딸과 8살 아들을 데리고 베란다로 피신한 어머니 홍 모 씨.

아파트를 덮친 화염이 자신을 삼키려 하는 순간, 온몸으로 아이들을 껴안았습니다.

자신의 방에서 공포에 떨고 있을 9살 큰 딸 걱정에 뛰쳐나가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 인터뷰 : 하윤규 / 부산 북부경찰서 형사과장
- "(어머니는) 4도 화상 정도 되고, 애들은 2~3도 정도 화상밖에 안 되거든요. 어머니가 감싸 안았으니까…"

남편과 세 자녀를 돌보며, 행복하게 살려던 한 여인의 꿈이 한순간 잿더미로 변한 겁니다.


▶ 인터뷰 : 친구
-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너무 마음이 아프고 나도 아이들을 세 명 키우지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사고 발생 불과 20분 전, 아이들을 재우고 있다던 아내의 전화 목소리가 귓가에 선한데,

영정 속 아내와 세 자녀를 보고 있자니, 남편은 숨을 쉴 여유조차 없습니다.

▶ 인터뷰 : 유가족
- "정신을 놓은 상태죠.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하고…."

행복했던 다섯 가족을 떠올리는 주민들은 더 이상의 불행이 일어나지 않기를 소원했습니다.

▶ 인터뷰 : 이용연 / 이웃주민
- "그 아이들 빛도 못 보고 어떻게 해요. 아빠가 얼마나 많이 마음이 상하겠어요."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영상편집: 국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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