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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닮은 신바람 LG의 `즐기는 농구`
입력 2013-12-12 07:10  | 수정 2013-12-12 11:00
창원 LG가 무려 4년여 만에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LG의 상승 비결은 즐기는 농구다. 사진=KBL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농구 창원 LG가 4년여 만에 단독 1위에 등극했다. 프로농구 판도의 새로운 변화다. LG의 젊은 선수들이 즐기는 농구를 하기 시작했다.
LG는 지난 12일 난적 고양 오리온스를 꺾고 단독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2위 서울 SK와 반경기차밖에 나지 않지만 의미는 컸다. LG가 단독 1위에 올라섰던 건 지난 2009년 11월6일 이후 꼭 1496일 만이었다.
LG는 팀 창단 이후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다. 올 시즌은 기회다. 내‧외곽, 신‧구 조화를 이뤘다. 두 외국선수 데이본 제퍼슨과 크리스 메시의 원투펀치와 신인 김종규의 가세로 골밑은 막강해졌고, 김시래 양우섭 유병훈 박래훈 등 백코트진과 문태종 김영환 기승호로 이어지는 포워드진이 탄탄하다. 또 프로 1, 2년차 전체 1순위 신인 김시래와 김종규를 동시에 보유하고 베테랑 슈터 문태종까지 영입하면서 팀 전체적인 선수 구성의 밸런스를 맞췄다.
LG는 올 시즌 17승(7패) 가운데 완승을 거둔 건 많지 않다. 대부분 접전 상황이었다. 3쿼터까지 크게 앞서다가도 경기 막판 추격을 허용해 경기를 쫄깃하게 만든다. 지난 11일 오리온스전도 마찬가지였다. 4쿼터 초반 10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승부 끝에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그래서 LG는 올 시즌 우승 다크호스 후보로 꼽힌다. ‘다크호스가 붙은 이유는 아직 팀 색깔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올 시즌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바뀌면서 호흡을 맞춰나가는 중이다. 승부처에서 턴오버가 많다. 노련한 경기 운영도 아쉽다. 압도적인 모습이 없는 이유도 이 때문. 그렇기 때문에 더 무섭기도 하다. 시즌 중반 이후 수비 조직력마저 끈끈하게 맞아돌아갈 경우 더 강해질 여지가 충분하다.
LG가 시즌 초반 무서운 상승세를 탈 수 있는 것은 바로 신바람 농구다. 벤치를 보면 그 팀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LG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 이 선수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코트에서는 자신감 넘치는 과감한 플레이로 공격 농구를 이끌고 벤치에서도 분위기를 주도한다. 팀 동료들의 슛에 따라 벤치가 들썩일 정도로 일희일비하고 있다. 얼굴 표정에서 즐기는 것이 그대로 나타난다.

올해 프로야구에서도 LG 트윈스의 신바람 야구가 돌풍을 일으켰다. LG는 페넌트레이스 2위로 골인하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꿈을 이뤄냈다. 김기태 LG 감독의 형님 리더십과 캡틴 이병규(9번)의 즐기는 야구로 팀이 바뀌면서 신‧구 조화에 성공했다. 특히 시즌 초반 LG의 분위기를 주도한 건 정의윤 김용의 오지환 문선재 등 젊은 선수들이었다. 이후 뒷심은 베테랑들의 몫이었다.
계절은 바뀌어도 신바람은 여전하다. 프로농구에 불고 있는 신선한 LG발 바람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LG의 팀 창단 이후 첫 우승도 꿈이 아니다. LG의 한 구단 관계자는 "올해 야구 성적이 잘 나서 주위에서 농구 성적에 대해 관심이 많아 지더라. 우리도 야구의 기운과 함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며 팀에 대한 강한 신뢰와 올 시즌 성적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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