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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힘있는' 외인 타자들이 몰려온다, 이유는?
입력 2013-12-11 18:03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한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 외국인 타자의 문호가 다시 열린 한국으로 수준급 선수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수준급 외국인 타자들이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내년부터 한국무대에서 뛰게 될 외국인 타자들의 면모가 잇달아 드러나고 있다. 예상보다 수준이 높다.
높아진 아시아 야구의 위상에 더해 한-일 야구로 제한된 아시아 시장에 진입하려는 공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의 문호가 수년만에 열리 것도 한 가지 이유다.
영입되는 선수들의 이름값과 나이를 살펴 보면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메이저리그서 수준급에 올랐던 선수는 칸투 정도밖에 없지만 마이너리그서 좋은 성적을 냈거나, 아직 전성기인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대표적으로 두산 베어스가 영입한 호르헤 칸투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2할7푼1리 104홈런 476타점을 기록한 강타자다. NC 다이노스의 새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도 올해 휴스턴 애스트로스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현역 메이저리거였다. 롯데 자이언츠가 영입한 좌타자 루이스 히메네즈 역시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이 1021경기 타율 2할8푼9리 154홈런 656타점으로 수준급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영입한 외야수 비니 로티노는 마이너리그 통산 1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4리(4151타수 1222안타) 82홈런 598타점을 기록했다.
물론 준수한 마이너리그 성적이나 메이저리그 경력이 무조건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483경기에 나서 통산 타율 2할7푼5리 55홈런 250타점을 기록했지만, 삼성 라이온즈서 부진한 성적을 냈던 라이언 가코는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하지만 올해 영입되고 있는 선수들은 30대 중반을 훌쩍 넘겨 전성기를 지났거나, 최근 급격하게 하락세였던 선수가 아닌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기량을 유지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거기에 한 시즌을 치르는데 무리가 없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나이라는 점에서 더 기대감이 높다. 그렇다면 이런 선수들이 대거 한국에 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최근 몇 년간 아시아 야구가 국제대회서 좋은 성적을 낸데다, 아시아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야구 자체에 대한 지명도가 높아지고 위상이 올라간 영향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 수년간 일본 프로리그에 유입되는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값이 올라가고, 나이는 어려지고 있는 것이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일본 역시 외국인 선수 보유제한이 없지만 1군 등록이 4명이라는 점에서 완벽하게 개방된 시장은 아니다. 결국 공급은 존재했는데 수요가 제한적이었던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최근 추세도 이런 상황을 부추기고 있다. 과거만 하더라도 마이너리그서 좋은 성적을 내는 베테랑 선수들이 수시로 메이저리그에 콜업되는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망주의 가치를 많은 구단들이 중요하게 인식하면서 어린 선수를 키우는데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가급적이면 한 살이라도 어린 선수를 메이저리그서 기용하는 경향이 전 구단에 완전히 정착됐다. 이때문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선수들이 좋은 마이너리그 성적을 내고도 트리플 A와 메이저리그를 오가거나, 아예 빅리그 기회를 잡지 못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부와 기회가 보장되는 아시아 시장으로 점점 더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몸값 면에서도 일본에 비해 크게 밀리는 것도 아니다. 명문화된 외국인 선수 연봉 제한은 말 그대로 발표된 내용에 불과하다.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은 추가로 수십만달러에서 수백만달러를 더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야구판에 떠도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수요가 없었던 한국에서 타자들을 원하게 되면서 공급이 몰린 것도 영향이 있다는 것이 야구계의 분석이다. 그간 한국으로 오고 싶어 했던 타자들에게 갑자기 문호가 개방된 셈. 한화 이글스는 과거 메이저리그 탑 유망주로 꼽혔던 펠릭스 피에와의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한 구단들이 영입하는 타자들의 이름값 역시 이미 계약한 선수들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전망. 오히려 더 수준급 타자들이 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활짝 열린 시장. 수준급 외인 타자들의 한국행으로 팬들의 기대감도 점점 고조되고 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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