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황의 역설` 점포 권리금 급등
입력 2013-12-11 17:18 
경기불황에도 서울 시내 상가의 보증금과 권리금이 계속 올라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안 좋아 장사도 안되는데 자영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창업비용 부담만 증가한 셈이다.
11일 상가정보업체인 점포라인과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이 올 1월부터 지난 8일까지 자사 데이터베이스(DB)에 매물로 등록된 서울 소재 점포 8191개를 조사한 결과, 100㎡당 평균 보증금과 권리금은 각각 3882만원과 8735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증금과 권리금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최고치다. 100㎡당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 7366만원으로 2011년 7713만원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올 들어 1369만원 급등했다. 100㎡당 평균 보증금도 2010년 3071만원을 바닥으로 꾸준히 올라 올해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역별로는 용산구의 100㎡당 평균 보증금이 3482만원으로 전년 대비 49.6%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월세도 211만원에서 294만원으로 폭등했다. 반면 지난해 100㎡당 평균 보증금이 5807만원에 달했던 종로구는 올해 5221만원으로 10.1%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 경리단길 등이 인기상권으로 각광받은 반면, 종로 귀금속거리 상권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점포 권리금에서는 동대문구가 지난해 100㎡당 4927만원에서 올해 7649만원으로 55.2%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중국ㆍ일본 관광객이 몰리는 동대문 의류상권에서 점포 거래가 늘면서 권리금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용산구(100㎡당 8311만원) 종로구(1억1353만원) 성동구(7239만원) 등도 상승폭이 상위권이었다.

지난해 평균 권리금이 홍대 상권을 중심으로 한 마포구에 추월당했던 강남구는 올해 반전에 성공했다. 강남구는 강남역 등 전통 명문 상권이 부활하면서 올해 권리금이 전년 대비 20% 이상 상승했고 마포는 홍대 상권에서 그동안 이어져 온 권리금 폭등세가 한풀 꺾였다.
김창환 점포라인 대표는 "물가 상승과 상권 내 A급 입지 수요 증가 등으로 권리금은 물론 보증금과 월세가 꾸준히 오르는 추세"라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상가를 매입해 임대수익을 내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어 보증금과 월세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재만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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