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대분리·복층형…새 아파트 못지않네
입력 2013-12-11 17:17  | 수정 2013-12-11 19:43
대형 주택을 소형 2개로 나눈 임대형, 다락방이 설계된 복층형, 가변형 벽체, 알파룸, 넉넉한 수납공간과 4베이 평면….
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리모델링 아파트에도 최근 분양 시장에서 선보인 아파트에 버금가는 신(新)평면이 속속 등장한다. 과거 리모델링 사업은 기존 아파트를 앞뒤로 확장하는 데 머물러 요새 유행하는 직사각형 모양의 세련된 평면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수직증축으로 최대 3개 층을 위로 올리고 가구 수를 전체 가구의 15%까지 늘릴 수 있어 더욱 다양한 평면 설계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평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은 리모델링으로 30% 늘어난 면적을 수요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아이가 없는 30대 맞벌이 부부를 위한 가변형 주택 △싱글자녀를 둔 부부를 위한 2세대 독립형 하우스 등 6개 평면을 개발해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평면에는 요즘 새 아파트에서 볼 법한 아이템들이 도입된다. 거주자가 벽을 자유롭게 없앨 수 있는 '무빙월(Moving wall)'과 가변형 벽체를 도입해 재택근무실, 영화감상실, 게스트룸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싱크대 등을 거실 한쪽 벽에 빌트인으로 설계해 거실이 넓어지고 수납공간도 풍부하다.
GS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으로 넓어진 공간을 한옥으로 꾸며 사랑채로 만들 수 있다"며 "리모델링으로 기존 천장 높이가 낮아지지 않도록 개별환기 유닛 시스템도 개발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으로 폭이 6m로 늘어난 대치우성2차아파트 샘플하우스 거실 전경.
<사진 제공=삼성물산>
대형 주택을 소형 주택 2가구로 쪼개 한 아파트 안에 현관문과 주방, 화장실 등을 각각 만들어 두 가구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부분임대(세대분리)형 평면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쌍용건설에 따르면 경기도 분당 A아파트를 3층 수직증축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전용 85㎡는 리모델링하면 최대 119㎡까지 면적을 늘릴 수 있다. 이를 집주인이 거주할 65㎡형과 임대용 45㎡로 나눠 평면을 설계하면 임대분에서 발생하는 전세금(1억6000만~1억9000만원)과 리모델링으로 늘어난 면적 일부 일반 분양분(약 5000만원) 등으로 2억원가량의 공사비를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 주민이 부담하는 추가 분담금이 확 줄어든다.
복층형도 주목할 만하다. 쌍용건설은 기존 2베이를 3베이로 리모델링하면서 단지 내 여유 공간이 없을 경우 1개 베이를 가구 위층이나 아래층에 배치하는 평면을 개발했다.
내년 입주를 앞둔 리모델링 단지들도 평면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대치동 대치우성2차는 삼성물산이 일반분양 없이 노후주택을 리모델링했다. 지하 1층, 지상 10~15층 5개동 전용 85㎡ 354가구로 구성된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11~16층 전용 110㎡짜리 대형 단지로 탈바꿈한다. 1층은 필로티로 만드는 대신 1개층을 추가로 올리고, 전용 면적의 30%를 앞뒤로 넓혔다. 안방보다 거실이 중시되는 트렌드를 반영해 거실 폭을 6m로 늘리고 침실에는 파우더룸, 드레스룸 등 서비스공간을 확보했다.

최재윤 미담건축 대표는 "리모델링 법안 통과로 사업성이 좋아지면 좀 더 다양한 평면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도 "서비스면적인 알파룸 등 수요자의 선호에 맞게 변형이 가능한 다양한 평면을 내놓을 수 있다"면서도 "기본 뼈대를 놔둔 채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복층형 등은 자칫 공사비가 비싸질 수 있어 단지별로 수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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