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7년만에 편지와 성금으로 돌아온 김치한통
입력 2013-12-11 11:25 

17년 전 IMF 외환위기 시절 받은 김치 한통에 대한 고마움을 성금과 함께 담은 편지가 울산의 한 동사무소에 도착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9일 울산 남구 삼산동주민자치센터 한 직원은 이름이 적혀 있지 않은 편지봉투를 우편함에서 발견했다. 편지봉투에는 손으로 쓴 짧막한 편지와 100만원짜리 수표 1장이 들어 있었다.
자신을 IMF 시절 영세민이었다고 소개한 익명의 기부자는 편지에 "저는 IMF 때 삼산동주민센터에서 김치를 전달받았다"며 "지금까지 주민센터에 감사함을 지니고 살았지만 이제야 찾게 됐다"고 썼다.
이 기부자는 "전국을 다니면서 김치를 먹었지만 그 때 맛을 잊지 못했다. 김치 한통은 저에게 너무나 귀중한 반찬이었다. 그 때 값어치를 따지면 보잘 것이 없지만 삼산동이 불우한 이웃을 위한 김치 전달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삼산동주민센터는 편지를 쓴 기부자를 찾으려 했으나 편지봉투와 편지에는 아무런 단서가 없었다. 기부자를 본 직원도 없었다.
삼산동주민센터는 기부자가 보내 준 성금과 삼산동 부녀회 등이 십시일반해 갹출한 돈을 모아 다시 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담근 김치는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삼산동 주민들에게 나눠 줄 계획이다.
삼산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짧은 편지 1통이 큰 감동을 줬다. 김치가 만들어준 훈훈한 정을 다시 김치에 담아 나누겠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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