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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더빙’②] 더빙의 매력에 빠져든 스타들 ‘득일까 실일까’
입력 2013-12-11 09:26 
[MBN스타 금빛나 기자] 스크린에서 내가 사랑하는 스타들의 목소리를 듣는 건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다.

2013년 1월 개봉한 애니메이션 ‘파이스토리 : 악당상어 소탕작전에서부터 오는 19일 개봉되는 ‘세이빙산타까지. 2013년 한 해 동안 선보인 수많은 애니메이션 더빙 작품 중 주목할 만한 점은 목소리 연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성우 뿐 아니라 개그맨, 배우, 인기 아이돌 멤버 등 다양한 많은 작품에서 스타캐스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절찬리에 상영 중인 극장판 애니메이션 ‘산타의 매직 크리스탈 뿐 아니라, 개봉예정작인 ‘세이빙산타(신동엽, 엑소 수호, 에이핑크 정은지)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3D(이광수) ‘썬더와 마법저택(컬투 정찬우, 김태균) ‘저스틴(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박형식) 등만 살펴보더라도 어김없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연예인들이 더빙에 참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영화, 특히 애니메이션 더빙에 스타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이유에 대해 한 영화 관계자는 서로의 이익이 맞았기 때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 관계자는 애니메이션계는 기본적으로 일반 영화에 비해서 홍보가 열악하다. 대상 역시 가족 혹은 아이들에게 한정돼 낮게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며 연예인들은 전문 성우보다 인지도가 확실히 있지 않느냐. 이러한 상황 가운데 연예인들이 더빙을 진행했을 때 일단 인지도 면에서 높은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이는 결국 높은 홍보효과로 이어진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은 어떤 이유로 더빙에 도전하는 걸까. ‘해양경찰 마르코와 ‘다이노소어 어드벤처의 더빙을 맡은 이광수는 이 같은 애니메이션 더빙 도전 계기에 대해 일반 연기는 눈빛과 행동 등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반면, 더빙의 경우 제 전문분야도 아닐뿐더러 모든 감정을 목소리로만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초반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오히려 이런 부분들이 내게 흥미롭게 다가왔고, 그래서 재미를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이빙 산타를 통해 생애 첫 더빙을 하게 된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정은지 역시 처음 접하는 더빙이라는 장르에 대한 흥미를 나타내며 우선 워낙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다 오직 목소리로만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평소에도 목소리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덕분에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전했다.

영화계가 계속해서 더빙과 관련된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무엇보다 홍보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배우와 개그맨을 넘어 현 더빙시장에 아이돌 멤버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이와 괘를 같이 한다. 잘 나가는 스타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정된 팬층이 있는 것이 아니며, ‘애니메이션이란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특성상 제작사 입장에서는 발음이나 발성 면에서 성우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높은 인지도와 더불어 역할에 알맞은 목소리와 이미지를 가진 스타들을 원하고, 이와 같은 요구조건은 본업인 가수 외에 연기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돌 멤버들과 자연스럽게 결탁하게 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제작사와 연예인들의 결탁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 또한 만만치 않다. 일단 작품 완성도 면에서 크게 떨어질 뿐 아니라, 때로는 인기에 치우쳐 역할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이 이뤄지기도 하는데다, 심지어 지나친 유행어의 남발로 영화에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더빙에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낸 한 영화팬은 더빙은 그저 마이크 앞에서 목소리만 예쁘게 내는 것이 아니다. 화면 속 인물의 입모양을 맞추면서 감정연기를 해야 하며, 철저한 캐릭터 분석을 바탕으로 적절한 목소리와 말투, 연기로 그 캐릭터를 창조해내야 한다”며 게다가 최소한 듣는 사람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게 발음해야 하는데, 기본기가 되지 않은 채 무작정 더빙을 시도해 우리말로 더빙해놓고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와 관련해 성우협회 신성호 부이사장은 연예인들이 자기의 영역을 넘어서 크로스오버 하는 부분은 좋다. 하지만 이게 흥행위주만을 위해서 이런 것들이 자주 이루어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형상이라고 본다”며 말이라는 것으로 국민 정서를 대변하는 것인데 이러한 말이 훈련되지 않은 사람들이 단지 인기에만 영합해서 흥행에만 치우친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연습이다. 물론 물 흐르듯 수월하게 해내는 이들도 있지만, 더빙을 맡은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기본적으로 연기는 되지만 전체 문장의 흐름이라든지 핵심적인 부분을 전달하는 것은 부족하다고 본다”며 성우들의 경우 영화 한 편을 더빙하기 위해서 그 작품을 10번씩 보는 이들도 있다. 과연 연예인들이 바쁜 시간에 대사를 연습할 시간을 할애할 것인가, 더 나아가서 좋은 작품에 좋은 우리말로 표현해 줄 것인가에 대해 항상 의문점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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