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힐링캠프` 김구라, 방송 대하는 자세부터 달랐구나
입력 2013-12-10 09:31 
방송인 김구라는 역시 빼지 않았다.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여자연예인들을 밑도 끝도 없이 비난했던 일을 사과했고, 그룹 카라의 강지영을 울렸던 이야기를 언급하며 나름의 애교도 발사했다. 또 연예인들이 꺼리는 재산을 공개하며 자신의 '깡통 아파트'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무엇보다 김구라가 현재 6개 프로그램의 MC로 맹활약하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하는 마음가짐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을 것 같다. 방송을 준비하고 대하는 자세 말이다.
김구라는 9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모든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다 본다"고 했다. "학생이 시험 성적을 안 보는 건 직무유기"라며 "다른 프로그램 보는 게 쌓여서 제가 지금 프로그램을 하는 거고 다른 프로그램 시청률이 내려가면 웃고, 우리 프로그램 시청률이 내려가면 '열심히 좀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독설로 유명해진 그가 과거 논란에도 재기할 수 있었고 현재까지 활발히 직언을 날릴 수 있는 이유인 게 분명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라고 하지 않았나. 물론 김구라가 출연한 프로그램이 전부 다 흥행한 건 아니지만, 그의 방송을 대하는 태도가 '힐링캠프'에서 보였다. 방송에서 유식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가 신문 등을 통해 시사 상식을 익혀 방송에서 써먹었던 과거 행동이 지금도 이어져 온다는 것도 전해졌다.

또 그가 방송에 임하는 자세는 이미 자신의 과오를 알기 때문에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10년도 더 지난 과거 위안부 관련한 발언으로 기사가 터졌을 때, 김구라는 "문제의 기사를 본 순간 1분도 안 돼서 모든 방송 하차를 결심했다"고 했다. 항상 마음 한편에 잘못했던 일과 미안함이 쌓여있었다는 것. 그의 과거 행적은 잘못됐지만 그의 판단과 결단은 잘했다. 할머니들에게 찾아가 잘못을 빌고 자숙한 그는 곧 돌아올 수 있었다.
김구라는 이날 자신이 과거 지상파에서는 "용도 폐기된 친구"라며 인터넷 방송에서 활동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차츰 이름이 알려지며 후배의 대타로 라디오 DJ가 됐고, 지상파 방송에 복귀하게 된 고난의 행군에 대해 이야기 했다. 물론 이름 없는 개그맨으로 먹고살기 위해 과일 장수와 자동차 판매원, 에로 연극 제작가 등을 했던 이야기도 유쾌하게 풀어놓았다.
일찍 결혼한 아내와 관련한 에피소드도 김구라의 의외 모습을 알게 했다. "내가 연애 경험이 적은 편이다. (아내가) 털털하고 성격 좋았다. 아내의 다리가 휘었는데 연애시절엔 전혀 안 보였다"는 등 담담하게 전한 과거 이야기는 순진한 남성의 이야기였다. 또 눈물이 없다는 그지만 "요즘 아내와 싸우다 억울할 때 가끔 울컥한다"며 마음 약해진 중년임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식대로 직언과 독설이 조합된 유쾌한 방송이었다. 굳이 감동적이지 않아도 될 '힐링캠프-김구라 편'이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