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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을 올린 성남호, 선장과 선원부터 결정해야
입력 2013-12-10 09:06 
이재명 성남시장(오른쪽)은 아직 감독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뜻을 전했다. 안익수 감독(왼쪽) 카드가 여전히 유리하다는 평이나 고민은 있어 보인다. 선장이 결정되어야 선원도 결정된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우리 팀은 어떻게 되나요? 저희들은 어떻게 된다나요?”
최근 한 행사장에서 만난 성남의 모 선수는 근심 어린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성남 구단의 불투명한 미래와 더더욱 불투명한 선수들의 현재 처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단, 구단의 미래는 밝아졌다. 통일그룹이 축구단을 성남시에 무상 기증하기로 결정하면서 ‘내일이 약속됐다.
성남시와 통일그룹이 9일 오전 성남시청 9시 상황실에서 성남일화천마프로축구단 인수관련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지난 10월2일 성남시민구단으로의 재창단을 선언했던 성남시는 이번 체결식과 함께 일화 구단을 정식으로 인수하게 됐다.
이번 체결식으로 성남시민구단 창단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성남시는 올해 말까지 기존의 (주)통일스포츠를 (주)성남시민프로축구단으로 법인 변경하기 위해 신규이사진 선임 및 정관변경, 성남시민구단 명칭 변경 등을 마칠 계획이다. 내년 1월에는 사무국 업무개시, 선수단 전지훈련 및 창단식을 개최한 후 3월 출정식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갈 길이 바쁘지만, 일단 시민구단을 둘러싼 어수선한 분위기는 정리가 됐다.
결국 ‘시민구단 성남호가 닻을 올리게 됐다. 이제 본격적인 출항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바다로 나설 구성원들은 정리가 되질 않았다. 선장과 선원들부터 구성해야 안정된 항해가 가능할 텐데 아직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 구성은 대기중이다.
9일 체결식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감독 선임과 관련해 그 부분이 가장 고민스럽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안익수 현 감독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안팎의 전망에 대해서 묘한 여운을 남긴 셈이다. 성남 구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여전히 안익수 감독이 가장 유력한 카드이지만 내부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결국 선택은 이재명 시장에게 달렸다”는 표현으로 ‘갈등 혹은 ‘고민이 있다는 뜻을 전했다.
감독이 결정되지 않으면서 선수단 구성도 확실한 정리가 되질 않고 있다. 일단 기본방침은 기존의 틀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시장은 전력 유지를 위해서 가급적이면 기존 선수들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재창단 첫해의 가시적인 성적도 중요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선수들을 방출시키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역시 변수가 있다.

함께 바다로 나설 선원들을 직접적으로 구성하는 사람은 감독이다. 이재명 시장이 ‘가급적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기존 자원들의 유지를 언급했으나 감독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불안함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혹여 감독이 바뀐다면, 선수단 구성은 더 요동칠 수도 있다. 선장이 결정되어야 선원들도 집중할 여력이 생긴다. 글머리에 전했듯, 선수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이재명 시장은 재창단하는 성남 시민구단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클럽으로 만들겠다는 큰 포부를 밝혔다. 넓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나 정작 닻과 돛을 올릴 선원들과 명령을 내릴 선장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구단의 틀을 갖추기 위해 외부적으로 해야 할 일도 많겠으나, 감독과 선수단 구성이 더 시급하다. 결국 해야 할 일은 ‘축구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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