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롱쇼트펀드·ELS로 6~8% 수익 노려라"
입력 2013-12-09 17:16  | 수정 2013-12-09 19:40
◆ 2014 CEO's 포트폴리오 / ②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
국내 증권업계 최장수 CEO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53)은 돈 냄새 잘 맡는 인물로 통한다.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대우증권 런던 현지법인에서 근무할 당시 한국 증권맨들에게는 척박한 유럽시장에서 한국 주식시장 거래량의 5%를 혼자서 매매하는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전설의 제임스(Legendary James)'라는 별칭을 얻기까지 했다. 그만큼 남들보다 뛰어난 종목 선정 능력과 투자 감각을 갖췄다는 이야기다. 시장을 보는 고수 중의 최고수로 알려진 유 사장은 내년도 투자 전략을 어떻게 짜고 있을까.
그가 내년도 투자 전략과 관련해 던진 화두는 '리스크 관리'다. 7년째 한국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유 사장은 9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내년 투자 포트폴리오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우선 그는 국내 주식시장이 내년에도 올해처럼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봤다. "미국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면 그동안 환율과 주가에서 이득을 본 외국인 투자자들이 결국 한국에서 주식을 팔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 연기금들이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을 어느 정도 받아줄 수는 있겠지만 내년에 코스피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상황이 어렵더라도 기회는 있는 법. 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롱쇼트 펀드와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을 2014년 편입상품 목록에 포함시킬 것을 권했다.
유 사장은 "내년에 주가가 10% 정도 오른다고 가정하더라도 모든 리스크에 노출된 일반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롱쇼트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펀드로 대박을 노리기보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롱쇼트 펀드를 통해 '시중금리+알파'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정답'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한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수형 ELS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가가 내년에 폭등하거나 폭락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6~8% 수익률을 제시하는 지수형 ELS 상품으로 원금을 최대한 지키면서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의 경우 올해와 마찬가지로 이머징마켓이 계속 시장에서 외면받고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 사장은 "미국 주가가 올해 크게 오르기는 했지만 최근 미국 출장을 가보면 미국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양적완화 이슈가 있지만 미국이 자신들의 시장을 망가뜨리면서까지 테이퍼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럽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한 지수형 ELS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중위험 중수익의 해외투자를 고려한다면 유럽 지수형 ELS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자재나 환율 관련 투자는 피해야 할 투자 수단으로 꼽았다. 그는 "과거 몇 년간 큰 호황을 누렸던 원자재 시장에 완전한 봄이 오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세계경제 회복 추세가 아직 미미한 상황에서 원자재처럼 변동성 높고 전망도 불투명한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환율에 대해서도 "당분간 달러가 생기면 그때마다 원화로 바꾸는 게 낫다"며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원화 절상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 He is…
2007년부터 7년째 한국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대형 증권사 중 최연소 사장으로 취임해 최장수 증권사 CEO 기록을 갈아치워가는 중이다. 한일은행에 입사한 후 1988년 대우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증권시장에 뛰어들었고 이후 메리츠증권에서 임원을 지냈다. 연세대 경영학과와 오하이오주립대 MBA를 졸업했다.
[이은아 기자 /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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