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KIC, 국내 주식투자 반대 메릴린치株 매각 고민중"
입력 2013-12-08 17:28 
지난 6일 취임한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KIC에 국내 주식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에 따라 KIC의 국내 주식 투자는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지난 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KIC가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만큼 이를 외국에 투자해야지, 다시 국내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내 투자에 대해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안 사장은 "요즘처럼 국내에 외화 유동성이 넘칠 때는 달러가 외국으로 나가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KIC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국외 투자를 하는 국부펀드다. 그러나 법적으로 국내 주식 투자가 허용되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국회에 관련 법 개정안이 상정되기도 했지만 처리되지 못했다.
안 사장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것이 좋은지, 매각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KIC가 금융위기 때 메릴린치에 2조원(약 20억달러)을 투자해 1조원가량 누적 손실을 봤다"면서 "잘못된 투자라는 이유로 시체에 천을 덮어놓은 것처럼 만지지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BoA 주식을 계속 보유할 이유가 없다면 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른바 '수비형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2008년 메릴린치에 투자할 때 안 사장은 KIC 감사를 지냈다. 투자에 반대했지만 감사는 발언권만 가지고 있어서 제지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안 사장은 "투자 결정을 사람에게만 맡기면 안 된다"면서 "앞으로는 리서치를 기반으로 투자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방만 경영으로 질타를 받았던 KIC 조직 운영도 크게 바꿀 계획이다. 안 사장은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직원들이 KIC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덕주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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