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 "절대수익형 펀드로 하락장 대비"
입력 2013-12-08 17:25  | 수정 2013-12-08 20:16
◆ 2014 CEO's 포트폴리오 / ①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 ◆
돈 불리기가 너무 힘들다는 소리가 많다. 주가는 연말 산타랠리를 기대했지만 2000선에 갇혀 도무지 움직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시장을 봐도 뾰족한 방법을 찾기 힘들다. 말띠 해를 앞둔 시점에서 새해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오랫동안 금융투자계에서 활동해온 자산관리 고수들의 생각을 듣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매일경제신문은 내년도 자산관리 전략을 놓고 고민하는 일반투자자들을 위해 금융투자업계 최고 고수들의 투자전략을 소개한다.
"절대수익형 펀드로 자산 지키며 하락장세를 기다려라."
살다 보면 경험만큼 소중한 것이 없다. 증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외환위기, IT 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등과 같은 폭락장과 급등장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하루하루 시황에 이끌려 자산을 날리기 쉽다. 경험으로 쌓인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그런 장세를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학시절인 1978년부터 주식투자를 해왔다는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55)는 이런 의미에서 주식으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1997년 시작된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시장에서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 그의 입에서 "지금은 재미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기자와 만난 강 대표는 "목표를 낮추고 때를 기다리라"고 충고했다.
시장에서 개인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지수를 방어하는 연기금들의 힘이 세진 만큼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박스권이 좁아질수록 먹을 게 없어 재테크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들의 종목 투자는 이젠 한물 갔다는 그는 "평소에는 시황에 덜 영향받는 롱쇼트펀드(매수ㆍ매도 전략을 동시에 펴서 안정적 수익 추구)나 가치주펀드에 투자를 하다가 시장이 흔들리면 용기를 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바로 갈아타라"고 수차례 말했다. 또 "샀다고 해서 마냥 들고 있지 말고 기계적으로 15~20% 정도 수익이 나면 다시 절대수익형 펀드로 갈아타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회가 1년에 한 번, 3년에 한 번 올지 모르지만 넉넉한 마음으로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강 대표는 "일반인들은 주가가 떨어지면 계속 주식을 손에서 못 놓다가 손해를 보지만 절대수익형 펀드를 가지고 있으면 갈아탈 수 있는 현금이 있는 셈이다.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갈아탈 때도 개별종목을 사지 말고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종목을 고를 필요없이 편하게 지수만 보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가족들의 자산을 이 같은 방법으로 투자해 올해 같은 지지부진한 장세에서도 25% 정도의 수익을 남겼다고 귀띔한다. 기계적으로 원칙만 정확히 지켜 투자하면 3~5년 지나면 2배 정도 이익이 날 것이고 그 정도면 된 거 아니냐고 웃으며 말한다.
강 대표는 지금도 폭락장을 보면 마음이 설렌다. 외환위기 당시 기회라고 여겨 사장의 수차례 만류에도 일선 지점에 내려간 그는 1년도 안돼 고객들에게 10배 가까운 수익을 안겨줬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 생각에는 아무리 좋은 종목이라도 비싸면 소용 없는 주식이다.
그럼 지금은 언제쯤 들어가야 할까. 강 대표의 '감'으로는 1850선이 깨지면 들어가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내년 장세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냉정하게 보면 한국이 좋아지는 게 뭐가 있나.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성장 정체, 현대차는 엔화 약세에 발목 잡혀 힘들 것이고 다른 주도주가 없다. 어떻게 큰 폭으로 오르겠나"고 설명했다.
외국인들도 살 만한 사람들은 다 산 듯한 상황에서 수급 주체가 없는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시작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반기는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생각이다. 그는 "돈 있는 이들은 금리가 낮아도 은행에 돈을 넣어 두고 아직까지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부동산도 주식과 다를 게 없다. 강 대표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된 상황에서 과거처럼 부동산의 계단식 상승은 더 이상 오지 않는다. 올라갔다가 떨어질테니 계속 들고만 있으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그는 "집값 오르면 과감하게 전세로 갈아타라. 전세에서 5년 살고 있다가 집값이 싸지면 골라 사면 된다"고 말한다. 뛰는 전셋값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그래도 그건 받을 돈 아니냐"는 답이 돌아온다. 강 대표는 예전처럼 부동산이 2배 오를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30% 정도 오르면 끝났다는 생각으로 갈아탈 것을 권한다. 그나마 거래비용을 감안하면 수익이 얼마 안되는 만큼 사실상 아파트로 돈 벌 생각 말고 개발 예정지 땅이나 보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분석해 보면 통상 부동산은 7년 고생시키고 3년 오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He is…
성남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가 1988년 신한증권으로 이동해 증권업계에서만 30여 년을 지냈다. 2012년부터 신한금융투자 대표를 맡고 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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