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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의 클래식 생존, 초반 승점 관리에 달렸다
입력 2013-12-08 06:01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상주 상무가 K리그 첫 승격팀의 주인공이 됐다. 과거 내셔널리그 우승팀에게 K리그 승격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2006년 국민은행과 2007년 현대미포조선은 이를 고사했다. 6년의 세월이 흘러 상주는 한국축구의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1년간 고생 속에서도 승격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던 상주는 그 목표를 달성했다. 2013시즌은 대성공이었다. 그렇지만 기뻐할 새도 잠시다. 이제 꿈에서 깨어난 상주는 현실의 벽에 마주섰다. 2014시즌 K리그 클래식 잔류라는 미션이 떨어졌다.
2014시즌 K리그 클래식에는 상주를 포함해 12개 팀이 참여한다. 3라운드(팀당 33경기)를 치르고 상, 하위 스플릿으로 나뉜 뒤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5경기를 더 치른다.
상주는 2014시즌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에 참가한다. 그러나 잔류는 녹록치 않다. 시즌 후반 들어 전력의 50% 이상을 잃는 특성상, 시즌 초중반 승점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사진(강릉)=김재현 기자
이근호는 상주 선수들끼리 가끔 ‘K리그 클래식이 외국인선수를 제외하고 국내 선수들만 뛴다면, 우리가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농담을 한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토종 경쟁력이 강하다는 자신감이다. 이근호, 이상협, 이호, 이상호, 최철순 등 능력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렇지만 K리그 클래식에서 전력 보강을 꾀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선수다. 그리고 그 영향력을 매우 크다. 이강조 전임 감독은 상주가 K리그에서 하위권에 처진 것도 외국인선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냉정히 말해 상주는 2014시즌 상위 스플릿보다 하위 스플릿 후보로 꼽힌다. 2014시즌 최하위인 12위는 K리그 챌린지 자동 강등이다. 11위도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10위 안에 들어야 생존할 수 있다.
매 시즌 강등 후보로 꼽히는 시,도민구단은 인천 유나이티드, 경남 FC, 그리고 일화의 7개 별을 안고가는 성남 FC(가칭) 등 3개 팀이다. 또한, 기업구단으로는 2년 연속 하위 스플릿에 머물렀던 전남 드래곤즈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의 공백을 못 메우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도 있다. 상주는 이들과 생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상주는 두 가지 고민을 갖고 있다. 매년 스쿼드의 절반 이상이 바뀌는 군팀의 ‘한계가 있다. 군 복무기간은 21개월이다. 이 때문에 신병은 해마다 1월 입대한다. 국군체육부대에 최종 합격된 서상민, 권순형 등 16명은 내년 1월 13일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한다.
기초군사훈련을 해야 해 내년 3월 8일 개막하는 K리그 클래식 일정에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가 어렵다. 실전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데다 팀 전술에 녹아들려면 개막 일정에 맞추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박항서 감독은 내년 1월 16명이 새로 입대한다. (기초군사훈련을 마치면)2월 중순 합류하는데 실전 경기에 뛰려면 4월 이후나 가능하다. 지금 멤버로 개막 초반 경기를 소화할 수밖에 없다. 이때가 가장 어려운 시기가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민은 시즌 초반에만 있는 건 아니다. 본격적인 강등 전쟁을 벌여야 하는 후반 들어 전력의 50%를 잃는 상주다. 연례행사처럼 내년 9월이 되면 상주는 선수단 규모가 또 반으로 준다. 상주의 K리그 클래식 승격을 이끈 이근호, 이상협 등이 모두 떠난다.
정규시즌이 11월 30일 마치기에 2달이 넘게 남은 시점에서 막판 스퍼트를 내야 할 후반기 레이스에서 전력의 50% 이상을 잃는 상주다. 서상민, 송제헌, 권순형, 최호정, 김근배 등의 신병으로 버텨야 하는데, 냉정히 말해 선임병이 신병보다 낫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상주의 2014시즌 운명은 전역자가 쏟아지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승점을 쌓느냐에 달렸다. 매 경기가 상주에겐 결승전 같은 살얼음판이다. 군팀의 특성상 시즌 초반 팀이 완성되지 않아 고전하기 마련인데, 그런 시행착오조차 최대한 줄여야 한다. 시즌 초반부터 승점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승점 관리가 소홀하다면, 상주는 시즌 막바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승격의 환희를 짧게나마 느낄지 모른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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