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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난한 조편성? 2006년을 기억하라
입력 2013-12-07 15:13  | 수정 2013-12-07 15:25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와 만난 한국이 최상의 대진을 예상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물론 가상의 시나리오일 뿐이겠지만 개연성은 충분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한국시간) 새벽 브라질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추첨에서 H조에 배치됐다.
대부분 전통의 강팀들을 모두 피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안심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16강을 자신하고 준비하는 것은 좋지만,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H조에 편성된 한국은 16강을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스위스전 패배처럼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한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당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끈 한국은 G조에 속해 프랑스 스위스 토고와 만났다. 한국은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첫 원정 16강에 실패했었다. 다른 조의 멕시코(D조)와 호주(F조)는 같은 성적을 거두고도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은 안타깝게도 17위로 월드컵을 마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오히려 최강팀 없이 3팀 이상 전력이 평준화가 돼 골치 아픈 꼴이 된 것이다. 멕시코와 호주는 최강 포르투갈과 브라질이 3승을 하면서 오히려 득을 봤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경계해야 할 시나리오는 2006년처럼 3중(벨기에 한국 러시아) 1약(알제리) 체제가 되는 것이다.
2006년 당시 한국은 상대팀을 1강(프랑스), 1중(스위스), 1약(토고) 체제를 파악했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상대 스위스는 예상보다 강했고, 프랑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강하지 않았다. 1차전 토고에 이기고(2-1승), 프랑스와 비기는(1-1무) 시나리오까지는 좋았으나 스위스가 예상외로 강했다. 프랑스라는 큰 산을 넘었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스위스와의 일전에서 0-2 속절없이 패하고 말았다. 또한 토고는 내부 분열 문제를 일으키며 3전 전패를 기록했고 3팀에게 모두 승점 3점을 내줘 변수로 작용했다. 또 프랑스는 강팀답지 않게 스위스(0-0무)와 한국과 비기면서 마지막 일전까지 16강행을 확정짓지 못했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스위스전 패배는 결정적이었다.
한국이 2006년 스위스전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러시아와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반드시 선제 2승을 거둬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H조는 벨기에, 러시아, 한국, 알제리까지 사실상 전력 차가 크지 않다. 누구하나를 ‘강으로 누구하나를 ‘약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국은 공교롭게도 2006년처럼, 유럽 두 팀과 아프리카 한 팀을 만났다. 상대팀 중 스페인, 독일, 브라질처럼 절대 강자 팀이 하나도 없다는 점은 오히려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자칫 1차전 러시아와 알제리 경기를 잘 치르고도 벨기에에게 결정적인 상황을 내줄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전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평가전 패배를 거울삼아 반드시 승리를 잡아야 한다. 러시아전에서 패한다면 16강 진출 가능성도 급격히 낮아진다. 무승부를 거둘 경우에도 알제리전 대량득점이 필요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토고전 한 골내주고 승리한 것이 오히려 머쓱했던 것처럼 말이다. 스위스 악몽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면, 마지막 벨기에전이 편하려면, 선제 2승이 반드시 필요하다.
[ksyreport@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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