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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김승현‧`억울` 김동욱, 욕설 논란에서 사과까지…진실은?
입력 2013-12-06 22:22  | 수정 2013-12-06 22:25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서울 삼성 김승현(35)과 고양 오리온스 김동욱(32)이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김승현은 분노했고, 김동욱도 억울했다. 경기 종료 후 둘은 화해했다. 김동욱이 먼저 전화를 걸어 사과했고, 김승현은 사과를 받았다.
불과 2시간 동안 벌어진 일.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오리온스의 경기.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4쿼터 종료 직전 김승현이 스크린을 하는 과정에서 김동욱과 부딪혀 코트에 넘어졌다. 김승현은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심판 콜은 불리지 않았다.
서울 삼성 김승현과 고양 오리온스 김동욱이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김승현은 분노했고, 김동욱도 억울했다. 사진=KBL 제공
사건은 이때 벌어졌다. 둘 사이 논쟁이 오갔다. 분위기가 험학해졌다. 김동광 삼성 감독은 곧바로 작전타임을 불러 김승현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흥분한 김승현은 오리온스 벤치를 향해 계속 항의했다. 상황은 그렇게 일단락 되는 듯 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실에 들어온 김승현은 여전히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김승현은 인터뷰도 내가 요청했다. 할 말이 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승현은 스크린 과정에서 김동과 부딪혀 나가떨어졌다. 명백한 오펜스파울이었다. 김동욱에게 ‘너 지금 뭐하는 거냐 이렇게 하면 되냐고 말했다. 그런데 김동욱이 반말을 하면서 갑자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난 먼저 욕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승현은 나보다 세 살 후배다. 난 KBL 최고참급에 든다. 내가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나? 추일승 감독께 ‘이래도 되는 거냐고 공손히 얘기했고, (김)병철이 형한테도 같이 오래 뛰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말이 되냐고 했다. 김동광 감독님이 경기 중에 욕도 할 수 있는 거니까 참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승현은 코트 위에서 선후배가 없는 건 맞다. 다른 팀 선수이고 나랑 트레이드가 됐기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다. 경기도 많이 졌기 때문에 흥분할 수 있다. 이해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동업자 정신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선후배 예의는 깍듯이 지켰으면 한다. 경기 끝나고 가운데 모여 있는데도 사과를 하러 오지 않았다. 그때 사과했으면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고 얘기하고 끝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좀처럼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승현의 인터뷰가 기사화 되면서 김동욱은 졸지에 선후배도 없는 매너 없는 선수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김동욱도 강력하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동욱은 경기도 많이 지고 있어서 세게 밀친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내가 먼저 욕을 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동욱은 내가 무슨 양아치도 아니고 형한테 먼저 욕을 하겠나? 삼성에 있을 때 선수들도 내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나도 후배들한테 그렇게 대우를 받아도 먼저 욕을 한 적이 없다”며 승현이 형이 먼저 ‘미친XX라고 욕을 해서 나도 모르게 같이 맞받은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기자회견을 통해 내가 먼저 욕을 했다고 나를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건 아니지 않나? 나도 형이 먼저 욕을 하지 않았다면 세게 밀쳐서 죄송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둘 사이의 욕설 진실공방은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다.
김동욱이 먼저 김승현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김동욱은 선배한테 그렇게 행동한 것은 내가 잘못했다. 정말 죄송하다. 하지만 내가 먼저 욕을 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그런 행동은 내가 잘못했다”라고 고개를 숙여 사과했고, 김승현은 경기 끝나고 바로 찾아와 사과만 했어도 내가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라”며 사과를 받았다.
김승현과 김동욱은 지난 2011년 12월 전격 맞트레이드 됐다. 오리온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승현은 오랜 ‘이면계약 논란의 마침표를 찍고 오리온스를 떠나 삼성에서 새 둥지를 틀었고, 김동욱은 김승현을 내주는 조건으로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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