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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스페인도, 조별리그 ‘3승’은 어려웠다
입력 2013-12-06 18:01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조추첨이 다가오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6강 진출을 위해 강팀을 피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차라리 절대강자가 속한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조별리그에서 3승을 거두는 팀이 나올 경우, 다른 2경기에 총력을 쏟으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최국 브라질과 한 조를 이루더라도 그리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에콰도르, 알제리 등과 포함되면 낫다는 것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한국이 1승 1무 1패를 기록하고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건 3승을 한 아르헨티나의 덕도 컸다.
그런데 이런 셈법은 위험한 발상이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죽음의 조가 여럿 탄생할 게 유력해, 행운의 조 편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다 해도 강팀이 조별리그에서 100% 전력을 쏟지는 않는다.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후 힘을 아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브라질은 2014브라질월드컵 톱시드국 가운데 최근 5개 대회 조별리그 성적이 가장 좋았다. 그러나 조별리그 3승을 거둔 건 5번 중 2번뿐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최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3승을 거둔 팀은 많지 않았다. 가까운 2010년 대회만 해도 8개 조 가운데 3승을 기록한 팀은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뿐이었다. 우승국 스페인(2승 1패)을 비롯해 독일(2승 1패), 우루과이(2승 1무), 브라질(2승 1무), 잉글랜드(1승 2무), 포르투갈(1승 2무) 등 강팀은 조별리그 3경기를 다 못 이겼다.

브라질월드컵 톱시드 8개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우루과이, 스페인, 독일, 벨기에, 스위스)의 최근 5개 대회 조별리그 성적을 살펴봐도, 3승을 거두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확인할 수 있다.
8개국 가운데 조별리그를 모두 통과한 건 브라질과 독일이다. 아르헨티나, 스페인, 우루과이도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마신 적이 있다.
조별리그 3승을 한 최다 기록도 2회로 절반이 넘지 않는다. 브라질과 스페인이 2002년과 2006년에 조별리그 3승을 기록했고, 아르헨티나가 1998년과 2010년 3승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독일은 자국에서 개최했던 2006년 대회에서만 조별리그 3승을 거뒀다. 2승은 했지만 적어도 한 번은 비기거나 패하는 건 기본 옵션이었다.
그나마 절대강자를 만나야 하는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국가는 브라질이다. 다만 조건은 조별리그 맨 마지막에 상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최근 5개 대회 조별리그 성적이 12승 2무 1패였다. 2무 1패는 모두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기록했다.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후, 토너먼트를 대비해 힘을 비축했던 것이다. 흥미로운 건 그 마지막 상대였던 스웨덴(1-1), 노르웨이(1-2), 포르투갈(0-0)이 브라질전 승점을 챙기며 16강에 진출했다.
그 조건과 비슷한 또 한 팀은 독일이다. 대신 독일은 조별리그 세 번째가 아닌 두 번째로 만나는 게 승산이 있었다.
독일의 최근 5개 대회 조별리그 성적은 11승 3무 1패였다. 3무 1패는 모두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거뒀다. 스페인(1-1), 유고슬라비아(2-2), 아일랜드(1-1), 세르비아(0-1)와 두 번째 경기를 가졌고, 모두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했다.
절대강자로 여겼던 이들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미끄러진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조별리그 3승 팀을 만나는 건 절대적으로 ‘행운이다. 그저 그 강팀이 잘 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조별리그 3승은 그 누구도 예약하지 않았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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